
한국이 멕시코마저 격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제 오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일본과 준결승행 직행 티켓을 놓고 격돌하는 중요한 일전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은 도쿄에서 세이부-요미우리, 그리고 애리조나에서 샌디에이고-LA 다저스와 총 4차례의 연습경기를 가졌다. 본 경기는 아시아라운드 4경기와 2라운드 1경기를 소화했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체제로 총 9경기를 소화한 셈이다.
이런 여정을 거쳐오는 가운데 승리한 경기서는 어김없이 수훈갑이 탄생했다. 당장 지난 16일 열린 멕시코전에서는 김태균-이범호-고영민이 솔로포 3방을 터뜨리며 승리를 견인,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그런데 안타를 쳐도 당연한 일인 듯 팬들의 관심에서 한 발짝 비켜가는 선수가 있다. 바로 지난 시즌 타격왕에 오른 김현수(두산)다.
현재 한국 대표팀 내에서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타자는 단연 4번 '해결사'역을 맡고 있는 김태균(한화)이다. 김태균은 연습경기를 제외하고 본선 5경기서 17타수 7안타(2홈런) 3볼넷 9타점을 기록하며 4할1푼2리라는 무서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팀내서 타율만으로는 이범호(9타수 4안타 4할4푼4리)에 이어 2위다.
한국의 주득점은 김태균의 방망이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그는 타점에서 팀내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결승타점도 대부분 그의 차지였다. 김태균은 4번 타자로서 120% 임무를 완수하고 있다.

그런데 김태균에 앞서 타석에 들어서는 이가 바로 김현수다. 김현수는 요즘 들어 김태균의 '불방망이'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그는 WBC 체제로 들어와 연일 알토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현수는 본대회 5경기에 출장해 15타수 6안타 3득점 1타점 5볼넷, 타율 4할이라는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타율은 팀내에서 3위다. 타점이 낮은 것은 그 동안 테이블세터가 확실한 득점 기회를 김현수에게 가져다주지 못한 점도 있지만, 김현수 본인이 후속 타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풀스윙 대신 '컨택형' 타법을 추구한 영향도 크다.
김현수는 한국 타선이 침묵을 지키고 있을 때 홀로 안타를 쳐내며 분위기 반전의 선봉장으로 나섰고, 뛰어난 선구안으로 욕심을 버리고 볼넷을 수 차례 골라내며 김태균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기회를 넘겼다.
팀내에서 톱타자로 나서는 이종욱과 볼넷 수(5개)가 같다는 점만 보더라도 김현수의 이번 대회에 임하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지난 시즌 맹활약하며 리딩 히터로 우뚝 선 김현수는 두산의 스프링캠프 동안 히팅 포인트를 앞당겨 '거포'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어차피 올 시즌 투수들의 견제가 심해질 것이 당연한 만큼 홈런수를 늘려 김동주의 뒤를 잇는 차세대 '4번'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WBC에 돌입하자 김현수는 모든 욕심을 버렸다. 본인도 "컨택에 집중해 형들에게 기회를 넘기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지더니 실제 경기에서 자신의 말을 가감없이 실천하고 있다.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김현수, 한국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될 '귀염둥이'가 아닐 수 없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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