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는 한국 대표팀 '클린업트리오'의 중간점수는 몇 점일까. 아직까지는 절반 조금 넘는 성공인 듯하다.
한국대표팀은 2일 도쿄돔에서 일본 프로팀인 세이부 라이온즈와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대비 막판 전력 점검에 나섰다.
이날 대표팀은 봉중근-손민한-김광현-정현욱-장원삼으로 이어지는 투수운용을 통해 마운드를 정비했고, 경기 중반 이후 선발 출전하지 않았던 강민호, 이범호, 고영민, 이택근 등을 교체 투입하면서 전 선수의 컨디션을 체크했다.
이날 세이부와 연습경기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역시 3-4-5번으로 이어지는 대표팀 중심타선의 활약이었다. 특히 이승엽(요미우리)과 김동주(두산)라는 고참급 간판선수가 태극마크를 고사하면서 중심타선이 새롭게 짜여진 상황이기에 김인식 감독은 팀의 주득점 라인을 유심히 지켜봤다.
일단 이날 경기에는 유력한 클린업트리오 후보 추신수(27, 클리블랜드)가 출전하지 못했다. 경기 전 프리배팅에서 대형포를 연신 쏘아올리며 쾌조의 컨디션을 선보인 추신수였지만, 연습경기를 앞두고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김 감독은 일단 그에게 휴식을 명령했다.
추신수 대신 김현수(두산)가 3번 타석에 섰고, 이어 김태균(한화)과 이대호(롯데)의 순으로 대표팀의 중심타선이 형성됐다.
하지만 이번 연습경기를 통해 각 선수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김동주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특명을 받은 김태균은 이날 결승 투런포까지 쏘아올리며 맹활약한 반면, 5번 이대호는 무안타에 그치며 고개를 떨궜다.
김태균은 1회말 좌전안타를 뽑아낸 후 3회말 좌월 투런포로 이날 한국팀의 4-2 승리를 견인했다. 이후 5회말에도 3루수 키를 넘기는 좌전안타를 만들어내며,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 4번타자로서 어깨를 당당히 폈다.
반면 이대호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불안감을 더했다. 1회말 1사 1, 2루 상황서 4-6-3 병살타를 쳐 득점기회를 놓친 이대호는 3회말과 5회말 2루 땅볼과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7회말에도 중견수 플라이에 그쳐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다행히 3번 중책을 맡은 김현수가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쳐 김 감독은 나름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하와이 전지훈련 때부터 침묵을 거듭했던 이대호의 방망이가 여전히 살아날 기미가 없고, 추신수의 팔꿈치 상태나 현장 적응력을 아직까지 판단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김현수와 김태균의 불방망이가 대표팀의 희망요소인 것이다.
대표팀 공격력의 마지막 퍼즐인 추신수와 이대호의 활약 여부는 결국 마지막 연습경기인 3일 요미우리전에서 가늠할 수 있을 듯하다. 한국 대표팀이 4강 이상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이들의 방망이 폭발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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