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되는 집'과 '안되는 집'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대주자로 교체 출장했던 고졸 신인 정수빈이 연장전에서 천금의 결승타를 때려준 두산을 앞선 두 경기에서 연속 역전패당해 분위기가 가라앉은 KIA가 당해낼 수 없었다.
두산은 23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전에서 연장 10회초 정수빈의 결승 3루타 등 3안타를 집중시키며 3-0으로 승리, 이번 광주 원정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9승1무6패가 된 2위 두산은 선두 SK와 간격이 벌어지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KIA는 이틀 연속 역전패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듯 타선이 침묵했고, 후반으로 가면서 불안한 불펜 탓에 조마조마한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 연장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3연패에 빠지며 롯데에 이어 두번째로 시즌 10패(6승1무)를 안았다.
연장 10회초 1사 후 두산 4번타자 김동주가 중전안타를 치고나가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다음 타자는 6회 5번 지명타자 최준석의 대주자로 교체 출장해 있던 정수빈.
8회 첫 타석에서 안타를 쳐 괜찮은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던 정수빈은 KIA 4번째 투수 임준혁과 풀카운트에서 9구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다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3루타를 작렬시켜 1루주자 김동주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앞선 타석에서 2안타를 치고도 결정적인 병살타와 주루 미스로 고개를 숙이고 있던 김동주는 결승 득점을 올려 체면치레를 했다.
이후에도 두산은 의기소침해진 KIA 마운드로부터 고영민이 사구를 얻고 최승환이 2루타를 날리는 등 2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 마운드는 선발 진야곱이 4회까지 무실점으로 막고 내려간 후 고창성-이재우-이용찬이 멋드러진 무실점 계투를 펼쳐 승리를 도왔다. 8회부터 2이닝을 던진 이재우가 승리투수가 됐고, 10회를 마무리한 이용찬이 세이브를 따냈다.
경기를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서였을까. 양팀은 정규이닝에서 '누가누가 더 점수를 못 뽑나' 대결을 벌이듯 답답한 공격을 되풀이하며 지루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두산은 1회 2사 1, 2루, 3회 1사 만루, 6회 1사 1, 2루의 잇따른 득점찬스서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특히 3회 1사 만루 찬스에서 병살타를 치고, 6회 1, 2에서 2루주자로 있다 3루 도루 실패로 횡사한 4번타자 김동주가 공격의 흐름을 끊어놓은 것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KIA 역시 1, 2회에 잇따라 병살타가 나와 초반 기세를 올릴 찬스를 날려버렸고, 3회엔 1사 1, 2루서 김원섭의 안타가 터졌지만 홈을 파고들던 이현곤이 호송구에 걸려 아웃된 것이 뼈아팠다.
KIA 선발 로페즈는 위기를 꾸역꾸역 잘 넘기며 7회까지 무실점 역투를 했으나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패없이 물러났다. 선발 수능시험을 치른 두산 좌완 진야곱은 4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 일단 합격 점수를 받아냈다. 각각 선발투수들이 물러난 후엔 치열한 불펜 싸움이 전개됐고, 양팀 타선이 모두 부진해 경기는 연장 승부로 넘겨야 했다.
조이뉴스24 /석명기자 ston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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