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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이번엔 칸세코?' 최홍만의 '극과극' MMA 일지에 속쓰린 팬심


올 한 해 MMA(종합격투기) 도전을 선언했던 최홍만. 하지만 첫 상대 결정 소식에 팬들은 조롱섞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지난 달 30일 드림 주최측은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내달 26일 열릴 예정인 '드림(DREAM) 9 페더급 그랑프리 2회전'의 추가 4경기 대진을 발표했다. 그리고 이 가운데 최홍만의 2009년 첫 매치가 포함돼 있었다.

상대는 알려진 대로 예전 메이저리그 홈런타자 출신인 호세 칸세코(44, 미국). 칸세코는 1998년 빅리거 최초로 40홈런-40도루를 달성하면서 아메리칸리그 MVP에 오른 바 있으며 통산 462홈런 1천407타점을 기록하는 등 한때 빅리그를 풍미했던 스타플레이어이다.

하지만 야구계 은퇴 후 문란한 사생활과 약물복용 사실로 고역을 치르는 등 칸세코의 최근 행동거지는 스포츠인으로서는 낙제점이었다.

이런 가운데 칸세코가 드림 측의 제의를 받아들여 MMA 링에 오른다. 팬들에게 전직 메이저리거가 격투링에 오른다는 사실은 충분히 흥미를 끌 만한 일이긴 하지만 사실 '격투'와는 거리가 먼 이벤트 매치인 터라 팬들로서는 찜찜한 속내를 지울 수 없다.

특히, 하필이면 칸세코의 상대가 최홍만이라는 점은 한국팬들로서는 속이 쓰리다. 주최측이 최홍만을 파이터라기보다는 팬들의 주목을 끄는 이벤트 매치메이커라고 판단하고 있음을 여실히 증명해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최홍만은 이미 세 차례 MMA 출전 경험이 있다. 하지만 모두 이벤트성 매치였다. 2006년 연말 다이너마이트에서는 일본서 개그 캐릭터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비 올로건과 대결을 치렀고, 2007년과 2008년에는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미르코 크로캅과 일전을 펼쳤다.

따지고 보면 세 차례 모두 '파이트'라고 말하기는 민망한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표도르와 크로캅과의 대결은 사실상 MMA 초보인 최홍만으로서는 승리하기 힘들었고, 격투 초보 올로건과의 일전은 신체조건 차이로 인해 싱겁게 결말이 났다.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한때는 슈퍼스타였다지만 만 44살의 퇴물 야구선수와 맞붙게 됐다. 극과 극을 내달리는 그의 매치메이킹은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다. 어찌보면 표도르와 크로캅과의 일전도 최홍만은 그들에게 각각 '격투인기 부활'과 '자신감 회복'을 위한 제물로 쓰여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홍만은 K-1 진출 후 만 4년간 18전 13승 5패를 기록했다. 매년 16강 혹은 8강 그랑프리에서 상위클래스의 파이터들에게 패하면서 주저앉았지만 지역 대회에서 최홍만의 위용은 압도적이었다. 천혜의 신체조건은 명파이터가 아니면 넘어설 수 없는 최홍만의 무기였고, 이로 인해 '씨름판의 골리앗'은 K-1에서도 어느 정도 입지를 다졌다.

물론 지난해 병역 문제와 뇌종양 수술로 크게 스트레스를 받은 뒤 하반기 두 차례 모두 패하면서 어쩔 수 없이 MMA 도전을 선택했지만 그 결과 첫 상대부터 우스꽝스러운 상대와 대결을 펼치게 됐다. 제대로 된 상대와 치열한 명경기를 보고 싶어하는 팬들은 또 한 번 최홍만과 칸세코의 'MMA식 막싸움 버전'을 감상해야 할 지경에 놓였다.

추락한 자국내 격투기의 인기를 되살리기 위해서 흥행성 매치를 내놓는 주최측의 고민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 테두리에 최홍만이 있다는 사실은 아쉽기만 하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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