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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FC와 유맨, 축구 '그 자체'를 즐기는 아름다움


1천644억원.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엄청난 금액이다.

1천644억원으로 무엇을 살 수 있을까. 아마도 군수품 등이 아니라면 단일품종이라면 그 어떤 상품도 살 수 있을 것이다. 놀랍게도 1천644억원은 한 축구클럽이 단 한 명의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서 지불한 금액이다.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영입하기 위해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지불한 이적료가 바로 1천644억원이다. 이런 어마어마한 역대 최고의 이적료를 지불하면서까지 호날두를 데려와 백넘버 9번이 달린 흰색 유니폼을 입혀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축구 역시 하나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아니 '상품'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1천644억원을 쏟아부었지만 호날두로 인해 그보다 더 많은 돈과 인기를 얻어낼 가치가 있어 투자한 것이다. 투자한 만큼 거두는 것, 투자한 만큼 성적을 내는 것, 그리고 번 돈을 또 투자하는 것. 현대 축구가 살아가는 하나의 방식이다.

축구팬들은 엄청난 액수에 놀라움을 표현하면서도 희열을 느낀다. 돈의 수치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팬들은 더욱 열광한다. 그리고 그 돈을 뛰어넘는 또 다른 스타를 기다린다.

전 세계 프로축구가 거대자본에 농락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돈으로 말하고 돈으로 행동하는 냉정한 전쟁터가 됐다. 명문구단은 돈이 많은 구단이다. 돈이 없으면 명문구단이 되기 힘들다. 자금력이 리그 순위를 좌우한다. 1위를 하는 팀은 항상 돈이 많은 팀이다.

돈이 없으면 좋은 선수를 붙잡을 수 없다. 소신껏 키워놓으면 돈에 뺏긴다. 아무리 정을 주고 타일러봐도 돈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 팀에 대한 소속감, 정 따위는 이제 구닥다리 추억에 불과하다. 축구팀들은 좋은 축구, 즐거운 축구를 보여주기보다 돈을 모으려 안달이 나 있다.

이런 냉정한 축구세상 속에서도 다행스러운 일이 있다. 아직은 순수한 한 줄기 빛은 남아 있다는 것이다. 경쟁만이 존재하는 그라운드에서도 아주 잠깐이지만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돈의 축구', '상품의 축구'를 거부한 팀들이 있기 때문이다. 상품으로 전락한 축구에 반기를 들고, 오직 축구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해 팀을 만들었다. 장대한 목표도 있다. 돈이 아닌, 즐기는 축구로 명문클럽이 되는 것이다.

부천FC 1995가 바로 그런 팀이다. K리그도 아닌, 내셔널리그도 아닌, K3 소속팀이다. 부천 서포터즈 '헤르메스'는 2006년 의도하지 않는 이별을 겪었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전신인 프로팀 부천SK가 제주로 연고를 이전, 헤르메스는 단숨에 버림을 받는 처지가 됐다. 돈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안식처, 축구가 사라진 것이다.

돈을 따라 프로팀을 쫓아가기보다 축구 그 자체를 즐기고 싶었던 이들은 2007년 12월 한국 축구 역사상 유례없는 서포터즈 모임이 창단한 최초의 축구단을 탄생시켰다. 그것이 바로 부천FC 1995였다. 축구 사랑이 남달랐던 부천 축구팬들이 PC통신 하이텔을 기반으로 서포터즈-헤르메스로 모인 지 12년 만에 직접 구단주로 나섰다.

유나이티드 오브 맨체스터(이하 유맨) 역시 그런 팀이다. 유맨은 영국의 7부리그 팀으로서 미국의 말콤 글래이저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업적으로 인수한 데 대항하여 맨체스터 축구팬과 시민들이 만들어낸 구단이다.

10부 리그에서 출발, 현재 7부 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클럽의 애칭, 붉은 반란이 보여주듯 유맨은 외국 자본의 급속한 유입에 따른 프리미어리그와 클럽들의 상업화에 맞선 축구팬들의 고민이었고 투쟁이었다. 2005년 10부 리그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3년 연속 승격을 거듭하며 현재 7부 리그에 진출했다.

축구 그 자체를 즐기려는 부천과 유맨. 돈이 없어도 즐거운 축구로 행복을 찾는 한국과 영국의 클럽. 너무나 잘 통하는 이들이 역사적인 만남을 가진다. 오는18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지는 '월드 풋볼 드림매치 2009'라는 이름으로 이들은 의미 있는 대결을 펼친다.

두 팀의 선수들 모두 본업이 있다. 그래서 휴가 혹은 월차를 내고 경기에 나서야만 한다. 축구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단지 축구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거대 자본이 없어도 축구를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전하러 그들이 그라운드에 나선다. 이들은 그라운드에서 '축구 그 자체'를 즐기는 아름다움을 뽐내려 한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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