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초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자산가치가 18억7천만 달러(한화 약 2조 3천700억원)로 세계 최고 축구단이라고 발표했다.
맨유의 지난해 매출액은 3억 파운드(약 6천241억원)나 된다. 지난 2005년 7억 9천만 파운드(약 1조8천억원)에 맨유를 인수한 미국인 재벌 말콤 글레이저 가문은 올 3월 발표된 프리미어리그 재무보고서를 보면 2007년까지 매년 6천690만 달러(약 848억원)의 이익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맨유는 지난 2007~2008 시즌 프리미어리그 및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고 8천50만 파운드(약 1천674억원)의 이익을 얻었지만 6억4천940만 파운드(약 1조3천억원)의 부채가 있다.
부채의 증가는 말콤가가 맨유를 인수한 뒤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에 역대 최고 이적료인 8천만 파운드(약 1천660억원)를 받고 넘겨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경우도 부채 탕감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지난달 5일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의 총 부채는 31억 파운드(약 6조4천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됐다. 이 가운데 총 부채의 3분의2 정도인 19억7천800만 파운드(약 4조)가 맨유, 첼시, 리버풀, 아스널 등 이른바 빅4에 쏠려있다.
이에 대해 국내 K3 리그 부천FC 1995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내한한 FC유나이티드 오브 맨체스터(이하 유맨)의 구단주 앤디 웰시는 냉철한 진단을 했다.
유맨은 지난 2005년 맨유가 글레이저 가문에 인수된 뒤 상업적인 팀으로의 변모에 분노, 시민들이 자본을 출자해 탄생한 팀이다. 10부리그부터 차근차근 승격을 거듭하며 2008~2009 시즌 7부 리그 6위로 마감한 바 있다.
웰시 구단주는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부천FC-유맨 친선경기 기자회견에서 "맨유가 겉으로 승승장구하는 것 같지만 해가 거듭할수록 부채가 늘어나 결국 큰 문제점으로 대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맨유가 가진 부채는 팬들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것이 웰시 구단주의 판단이다. 그는 "부채를 상환하기 위한 방법은 입장료를 인상하는 것이다. 이는 곧 경기 관람수가 줄어듦을 의미한다. 글레이저가 구단을 되팔 때는 더 많은 부채가 맨유에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맨유의 관람 연령대가 점점 고령화되고 있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맨유에는 청소년 팬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유맨은 30% 이상이 10대 팬이다"며 젊은 팬들의 성장 없이는 미래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맨은 2년 뒤인 2011년 전용경기장을 갖는 것을 목표로 지역사회에 녹아들며 팬을 모으고 있다. 웰시 구단주는 "축구는 이익을 창출하는 게 아니라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것"이라며 맨유 뿐 아니라 대형 구단들의 상업화 및 글로벌화를 꼬집기도 했다.
입장료와 기부로 수익을 창출하는 유맨은 유니폼 광고는 자존심과 맞물리는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유맨의 대표 선수로 참석한 제롬 라이트는 "광고를 팔지 않는 것은 유맨의 자존심이다"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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