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어려운 길이 내 길, 어렵기 때문에 사우디로 간다"

이영표(32)가 스스로 어려운 길에 들어섰다.

14일 사우디아라비아리그 알 힐랄FC의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로 출국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만난 이영표는 "사우디로 가는 이유는 환경과 문화 등 많은 것들이 어렵기 때문이다. 경험해볼 수 없었던 것들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다. 종교, 문화 이런 것들을 다 알고 간다"며 어려운 길에 접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영표는 "축구선수로서는 나이가 많지만 한 인간으로서는 아직 어리다. 여전히 고생하고 느껴야만 하는 나이다. 밖에서 보기에는 어려운 선택이라고 하지만 충분한 가치가 있고, 또 오히려 어렵기 때문에 사우디로 간다. 팬들은 갑작스러운 결정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오랜 시간을 생각하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며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경험이 있는 '절친' 설기현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영표는 "설기현이 사우디 선수들이 순수하고 착하다고 했다. 축구만 할 수 있는 환경이고 팬들의 열기도 높아 축구에 대한 또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며 친구에게 받은 조언을 털어놨다.

같은 리그의 알 나스르 이적이 확정된 이천수에 대해 이영표는 애정을 드러냈다. 이영표는 "이천수와 경기장 안에서 빨리 만나고 싶다. 같은 동네라 옆집에 살면 좋겠다.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싶다. 팀은 다르지만 동료나 마찬가지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영표의 계약 기간은 1년. 1년 후 이영표의 행선지는 어디가 될 것인가. 이영표는 확실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영표는 "이 팀도 2년 계약을 원했는데 1년으로 하자고 했다. 1년 뒤 여러 가지 환경이 급변할 것이다. 오기 전에도 유럽팀의 제의가 있었다. 조건 낮추고 유럽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1년 후 어떤 선택을 할 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영표는 프랑크푸르트를 경유,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에서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