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어, 하다가 한 순간에 무너진다니까. 불안 불안해..."
주전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했지만 백업 선수들의 맹활약으로 선두권을 유지하던 시기. 두산 김경문 감독은 늘 불안한 심정을 토로했다. 어찌어찌 버텨내고는 있지만 한 순간에 무너질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6월말부터 한 명씩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더니 지난 22일 잠실 롯데전에서 이종욱이 포함된 완벽한 선발 라인업을 선보였다. 이종욱-고영민-김현수-김동주-최준석-손시헌-이원석-용덕한-임재철로 이어지는 두산의 선발 라인업이 전광판에 새겨지자 이를 지켜보는 두산팬들의 마음은 흐뭇하기만 했다. 실제로 김경문 감독 역시 라인업을 짜면서 한숨 돌렸을 터.
게다가 경기가 완승 분위기로 흐르면서 김재호, 민병헌, 오재원, 유재웅, 이대수, 최승환까지 중도 투입하면서 두산은 전력을 총점검하며 한껏 기세를 올렸다.
이날 완벽한 진용으로 무장한 두산은 8연승을 달리던 롯데에 10-3으로 완승을 거뒀다. 롯데 선발은 승승장구, 3연속 완봉 기록까지 세웠던 송승준. 하지만 두산은 1회 고영민, 김동주의 솔로포, 2회 김현수의 만루포, 3회 임재철의 투런포까지 장단 9안타(4홈런) 5볼넷으로 10점을 올리는 집중력을 선보이면서 그야말로 쾌조의 1승을 챙겼다.
되돌아보면 두산은 힘겨운 시즌 초반을 보냈다. 다른 팀 팬들이야 늘 1, 2위권에 머무른 두산의 배부른 투정에 속이 쓰릴 만도 했지만, 실제로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김경문 감독은 살얼음 위를 걷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왔다.
이종욱, 고영민, 김동주, 최준석, 최승환에 쇄골통증을 호소한 김현수까지 두산은 한 동안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고, 위기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화수분 야구'를 유감없이 선보이며 버텨내더니 드디어 마지막 주축군 이종욱의 선발 출장 때까지 추락은 커녕 1위 자리에 올라있는 기염을 토했다.
김경문 감독은 7월에 들면서 올스타전까지만 어떻게든 버티는 것이 목표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올스타전까지 한 경기만을 남겨둔 22일 현재 두산은 1위다. SK의 부진으로 어부지리격으로 오른 선두 자리이긴 하지만 '버텨냈다'는 사실이 두산의 진정한 저력을 엿보게 하는 셈이다.
이제 두산은 주축 선수들이 모두 선발출장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해졌다. 이들의 공백을 메워주던 알토란 백업 선수들도 여전히 건재하다. 올스타 브레이크 후 두산이 선발투수진의 아쉬움만 해결한다면 '장밋빛 미래'는 보장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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