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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 출신 김보미 "잊혀진 아이돌? 천만에"(인터뷰)


지난 2002년, 귀엽고 깜찍한 외모와 상큼발랄한 노래로 시선을 사로잡았던 걸그룹이 있었다.

'아이돌 양성소'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4인조 걸그룹 '밀크'. '제2의 핑클, SES'라는 수식어와 함께 기대를 받으며 무대에 섰지만, 가수로 빛을 채 발하기도 전에 무대에서 잊혀졌다.

그로부터 딱 8년이 흘렀다. 앳되고 귀여웠던 소녀는 부쩍 성숙했다. 그리고 다시 가요계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밀크'라는 이름을 떼내고 김보미(26)라는 이름으로.

처음 가수를 시작할 때보다 더 두근거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인생 2라운드의 출발점에 서 있는 김보미를 만났다.

◆"밀크, 1집 끝으로 활동중단...그러나 후회는 없다"

김보미는 '1세대 아이돌' 밀크 출신이다. 당시 H.O.T와 신화, 천상지희, 보아 등이 그 시절 함께 했던 SM 식구들. 화려한 아이돌 군단의 멤버였던 셈이다.

김보미는 여느 아이돌 멤버들과 비슷하게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SES를 보며 막연히 연예인의 꿈을 꿨던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캐스팅 제의를 받고 SM의 연습생이 됐다. 연습생 시절을 거쳐 밀크의 멤버가 됐고 고3 때 마침내 데뷔를 했다.

김보미는 "정말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렸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1집 발표 후 멤버 한 명이 다른 소속사로 이적을 하고, 당시 어수선했던 소속사 분위기로 인해 2집 앨범은 나올 수 없었다. 2집을 통해 1집 활동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자 했던 욕심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고.

"1집 활동은 립싱크 위주와 보여지는데 초점이 맞춰져 한계가 있었어요. 2집 준비를 하면서 실력도 늘었고, 라이브 활동을 하면서 이것 저것 보여줘야겠다는 욕심이 있었고 저의 색깔을 보여주고도 싶었죠. 그런데 그런 기회가 차단되면서 대중들에게 보여줄 수는 없었죠. 그런 아쉬움은 있지만 밀크 활동 자체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 하고 싶은 것을 했기 때문에 저한테 좋은 경험이었어요."

◆"7년의 공백, 진로에 대한 고민 많았다"

'밀크' 1집 활동을 접은 후 다시 가요계로 돌아오기까지, 7년의 공백 기간.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진학한 그는 학교 생활에 매진하면서 간간이 CF를 찍은 게 그동안 활동의 전부. 여느 또래들과 다름없는 시간을 보냈다.

아이돌 출신이라는게 믿기지 않을만큼 유명세 없이, 평범한 생활을 즐겼다.

"처음에는 해체애 대한 자각이 없었어요. 기다리면 나올거라 생각했죠.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혼란스럽지도 않았고. 학교 생활을 하느라 바빠서 좌절감을 느낄 새도 없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밀크 2집은 안 나오냐' '가수 활동을 안하냐'는 친구들의 질문에 살짝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지만요."

그래도 워낙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 탓에 방황의 시간없이 무사히 20대 초반을 보낼 수 있었다고.

김보미는 "주변을 보면 일찍 연예계 생활을 시작한 친구들 중에 돈에 쫓기는 친구들도 있어요. 화려한 생활을 버리지 못하기도 하고, 빨리 가고자 하는 조급함도 있는 것 같고. 저는 당시 오래 사귄 남자 친구가 힘이 되줘서 그 시간을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그런 그에게도 물론 방황의 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보미는 25살 즈음 '오춘기'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앞으로 제 미래의 길에 대한 고민이 컸어요. 친구들이 진로를 결정해서 많이 가고 있던 시기였기도 하고. 사실 저도 가수가 아닌 다른 쪽도 생각한 적도 있어요. 될 수 있는 한 행복한 길로 가려고 했죠."

◆가수 김보미, 제2라운드 시작..."내 색깔을 보여주겠다"

그가 찾은 행복함의 길은 처음 꿈을 위해 내달렸던 가수다. 그러나 그 때와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장르는 댄스에서 모던록으로 바뀌었고 상업성과 대중성을 중심에 둔 기획가수가 아닌 주체적인 아티스트를 꿈꾸고 있다. 4월에 나올 앨범을 위해 작사 작곡에도 열심이다. 가장 큰 변화는 자신의 목소리를, 자신의 색깔을 찾았다는 것이다.

"'밀크' 때는 최대한 입을 크게 벌리고 발음을 또박 또박해야 했어요. '조금 더 예쁘게, 순수하게 부르라'고 했던 기억이 나요. 그 때는 짜여진 것에 맞춰가는 수동적인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제 생각을 드러내면서 능동적으로 하고 있어요. 그 때보다 저를 많이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밀크' 때보다 성숙한 제 모습을 볼 수 있을거예요."

아이돌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어쩌면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 저평가 될 수 있는 위험요소가 되지는 않을까.

"긍정적으로 보면 아이돌 그룹이었기 때문에 기대를 안 할 수 있도 있잖아요. 요즘은 소녀시대나 아이돌 그룹을 보면 워낙 실력이 출중해서 그런 편견은 없는 것 같아요. 반응이 좋으면 좋겠지만 일단 제 스스로에 대한 내적인 기대감을 치우는데 일차적인 목표를 두고 있어요."

숱하게 쏟아지는 아이돌. 그리고 또 대중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수많은 아이돌. 그 속에서 김보미는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가수로서 제2라운드를 시작한 그가 꺼내놓을 음악들이 어떨지 사뭇 기대가 된다.

<사진제공=초콜릿뮤직>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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