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게 시범경기라고...?'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관중들은 꽉꽉 들어찼고, 이런 관중 열기를 등에 업은 두산과 LG 양 팀은 치열한 접전을 펼치면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갯속 혈전을 펼쳤다. 가랑비와 서늘한 날씨 탓에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도중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그 열기만은 더욱 뜨거워졌다.
14일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과 LG의 시범경기. 분위기는 정규시즌 못지 않았다. 편한 마음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보기 위해 찾은 취재진들도 놀랐고, 양 구단 프런트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관중 수부터가 달랐다. 이날 잠실 경기장을 메운 관중수는 집계상 1만8천여명에 달했다. 지난 13일 잠실 두산-LG전에 1만2천여명이 들어와 사실상 시범경기 최대인파로 평가받았지만, 일요일인 이날 관중수는 이보다 6천여명이 더 들어온 것이다.
이전까지 1천원씩 입장료를 받다가 2000년 이후 무료로 바뀐 시범경기 사상 1만8천여명은 사실상 단일 경기 사상 최다 관중수다. 전체적인 누적 통계가 없어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는 없지만, 구단 관계자들은 "아마 최대 관중수일 것이다. 우리도 놀랐다"고 입을 모으며 혀를 내둘렀다.
경기 역시 박진감이 넘쳤다. 1회부터 치고받는 난타전을 펼친 양 팀은 5회까지 소화하는데만 무려 2시간 30분 가까이 걸렸다. 스피드업을 위한 12초룰이 무색하게 선수들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상대 투수를 물고 늘어졌다. 경기가 치열하게 전개되다보니 시간이 늘어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 과정속에 선수들은 최선을 다한 플레이로 뜨거운 박수를 받았고, 일요일 오후 야구장 나들이를 나선 관중들은 응원소리를 높이며 정규시즌의 대열기를 예고했다.
경기가 치열한 데는 이유가 있다. 경쟁이 전매특허(?)인 두산 뿐만 아니라 새로 부임한 LG 박종훈 감독도 선수단을 '경쟁' 분위기로 몰고가고 있다. LG가 보유한 국가대표급 외야수 5명도 주전 자리를 위협받으며 서로 내부 경쟁을 벌이고 있을 정도니 다른 포지션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붙박이 주전이 없는 만큼 양 팀 선수들은 시범경기에서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전력을 다했고, 그 결과 두산과 LG는 정규시즌 못지않은 명경기를 펼쳤다.
정규시즌 개막은 3월 27일이다. 시범경기부터 이미 2010시즌 프로야구는 대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플레이와 이에 환호하는 프로야구 팬들. 야구 관계자들은 남아공 월드컵 축구를 앞두고 야구 열기가 식을까 근심어린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현재로서는 기우로 보인다.
조이뉴스24 /잠실=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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