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호세 칸세코가 로저 클레멘스를 지켜줄 수 있을까.
자칭 '스테로이드의 대부' 호세 칸세코가 연방대배심 증언을 하루 앞두고 스포츠 전문 웹사이트 'ESPN'과 인터뷰를 했다.
물론 칸세코는 이번 연방대배심에서 증언할 내용이 지난 2008년 연방수사기관에 넘긴 진술서와 다를 게 없다고 장담했다. 다시 한 번 결백을 주장하는 클레멘스를 지원사격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지는 미지수. 오히려 이날 인터뷰에서 칸세코는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클레멘스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사실을 새롭게 밝혔다.
2008년 진술서에서 칸세코는 클레멘스 위증 조사에 결정적인 열쇠가 될 부분에 대해 클레멘스에게 유리한 쪽으로 증언을 했다.
클레멘스의 스테로이드 사용을 폭로한 전 개인 트레이너 브라이언 맥나미는 클레멘스가 1998년 당시 토론토 블루제이스 팀 동료인 칸세코가 연 바베큐 파티에 다녀온 후로 스테로이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클레멘스는 결코 그 파티에 참석한 적이 없다고 밝히며 자신은 그날 다른 사람과 골프를 쳤다며 골프장 영수증까지 제시했다. 칸세코 역시 2008년 진술서에서 클레멘스가 그 날 파티에 오지 않아 섭섭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얼마 뒤 클레멘스, 칸세코가 한 팬과 함께 찍은 기념 사진이 언론에 공개됐다.
연방대배심 출석을 하루 앞둔 칸세코는 "클레멘스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진실의 편에 서는 것"이라며 진실만을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기에 그가 새롭게 밝힌 두 가지 사실은 과연 그가 클레멘스를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한다.
첫 번째는 진술서의 작성 경위. 칸세코는 진술서를 자신이 쓴 것이 아니라 클레멘스 측 변호사 러스티 하딘이 만들어준 것에 사인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읽어보니 사실인 것 같아 사인을 했다는 것이다.
거기에 칸세코는 클레멘스가 그날 파티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살짝 태도를 바꿨다. 오긴 왔는데 바베큐파티가 끝난 뒤에 왔다는 것이다.
즉 파티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기존 자신의 주장이 틀린 건 아니며 새롭게 그 날 클레멘스가 자신의 집에 왔다는 사실만은 인정을 한 셈이다.
칸세코는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파티가 끝난 뒤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러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칸세코는 클레멘스의 주장에 맞장구를 쳐주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맥나미의 주장이 맞다고 말한 것과 다름 아니다.
칸세코는 "클레멘스가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사실을 결코 알지 못했다"며 "정말 천사같은 사람이든가 아니면 감추기의 명수든가 둘 중 하나"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확실한 건 칸세코 자신이 클레멘스의 스테로이드 사용에 대해 몰랐다는 점일 뿐, 클레멘스가 금지약물을 사용했는지 여부는 자신도 모른다고 발뺌을 한 것이다. 전체적인 여론이 맥나미 편에 서 있는 상황에서 칸세코의 증언은 클레멘스 위증 혐의 조사에 결정적인 방향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칸세코는 클레멘스를 살려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칸세코는 클레멘스로부터 금전적인 지원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조이뉴스24 /알링턴=김홍식 특파원 dio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