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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개' 민지현 "故 장자연, 감싸주고 싶었다"(인터뷰)


연예계 성상납 소재 영화 '노리개' 속 비운의 여배우

[정명화기자] 조심스럽지만 당차다. 여려보이지만 강단이 느껴진다.

센세이션을 피해갈 수 없는 영화와 그 주인공으로 강렬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민지현에게서는 단단한 각오가 전해져왔다.

연예계 성상납 문제와 사법부의 부조리를 다룬 이번 작품은 연예계판 '도가니'로 알려지며 기대를 모아왔다.

고(故) 장자연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여배우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비극 앞에서 정의를 쫓는 열혈기자와 검사가 그녀의 부당한 죽음의 진실을 알리려는 노력이 이야기의 주를 이룬다. 이번 영화는 성성납이라는 비극적 현실에 무너져내린 무명 여배우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그려 특정 인물을 어쩔 수 없이 연상시킨다.

영화 제목 '노리개'처럼 존엄한 인간이 아닌 노리개 취급을 당하다 스스로 생을 저버린 인물 '정지희'를 연기한 민지현은 고통스럽지만 사실적인 연기로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서른이라는 나이가 무색할만큼 해맑은 피부와 투명한 미모를 가진 민지현은 10년 동안 배우의 길을 걸어온 준준비된 신인이다.

'TV방자전'과 '노란 복수초'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민지현은 이번 영화를 통해 제2의 연기 인생을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자살과 노출, 섹스신 등 수위 높은 연기도 연기지만 캐릭터 자체가 남기는 잔향이 큰 탓이다.

"예전부터 이런 시나리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해 왔는데, 시나리오를 받고 너무 놀랐어요. 하지만 출연하기까지 고민은 됐죠. 전작 '방자전'도 노출이 있고 이번 역할도 노출 신이 있다보니 우려가 되기는 했어요. 하지만 제가 만약 이 역할을 포기하고 다른 배우가 연기를 한다고 상상하니 너무 후회가 될 것 같았어요. 그리고 감독님이 제게만 시나리오를 준 이유가 있지 않겠나 싶었죠."

민지현은 이번 영화를 위해 특별히 고 장자연 사건을 조사해보거나 연기할 때 장자연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정지희' 캐릭터를 연기함으로서 고인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를 조금은 풀어주고 싶었다는 마음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아무래도 같은 업종에 있다보니 돌아가신 그분에 대해 지인들로부터 들은 얘기들이 있었어요. 전해 듣기로는 그분이 참 여리고 착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사건 이후 그분에 대해 나쁜 얘기를 하는 걸 종종 봤어요. 그런게 아니었다라고 제가 감싸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영화 속에서 일부러 노출이 심한 의상은 피했어요."

10년 동안 배우의 길을 걸으며 경제적 어려움이나 포기하고 싶은 시간들도 있었지만 민지현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성실히 살아왔다.

"영화같은 유혹이나 검은 제의를 받은 적은 없어요. 그런 일들이 대부분 술자리에서 일어나잖아요? 전 아르바이트도 해야했고, 책임져야 할 가족도 있었기 때문에 술자리에 갈 시간 조차 없었어요. 하지만 연예계에서 그런 일들이 있다는 거, 힘들게 오디션을 봐도 나중에 배역이 정해진 걸 보면 허탈해지는 그런 일들을 많이 듣고 봐 왔어요."

민지현은 보수적인 성격 탓에 유혹에 휘둘리지 않았다며 힘든 순간들은 있지만 배우는 연기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올곧게 말했다. 얼굴에 흉터가 생겨 수년간 연기를 할 수 없없던 시절에도 민지현은 각종 자격증을 따며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려 노력했다.

"저한테 고인을 대입해서 연상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우울하고 슬픈 역할이지만 영화를 보고 나가실 때는 마지막 순간 순수하고 예쁘고 꿈을 꾸던 정지희의 모습을 기억해 주셨으면 해요."

이번 영화가 '도가니'나 '부러진 화살'처럼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게 된다면 바라는 것이 있느냐는 말에 민지현은 전속 계약서의 투명성과 여배우들이 원치 않는 술자리를 피할 수 있도록 법적인 장치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속 계약서라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조항마다 '아'와 '어'가 달라서 배우에게 굉장히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계약서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100명 중 한 명이라도 원치 않는 술자리에 끌려나가 고통받는 여배우가 없도록 법적으로 보호해 줄 수 있었으면 해요."

이번 영화를 통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절실히 느꼈다는 민지현은 한계를 극복하고 진정성 있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겠노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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