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정규시즌 3연패에 성공한 삼성은 자타공인 흠잡을 데 없는 전력을 보유했다. 탄탄한 투수진과 강력한 타선이 조화를 이루며 좀처럼 허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상대 팀들의 질투어린 시선을 받기도 했다.
올 시즌 삼성의 가장 큰 강점을 하나만 뽑으라면 역시 투수력이다. 선발 원투펀치 윤성환과 장원삼 쌍두마차가 이끄는 삼성 투수진은 팀 평균자책점(3.96, 이하 기록은 1일 현재)과 실점(535점) 부문 3위를 차지했다. 평균자책점 1위 LG(3.72)가 투수에게 가장 유리한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꽤 수준급 성적이다. 타자에게 가장 유리한 대구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삼성 투수진은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친 것이다.

특히 윤성환은 현재 다승 공동 2위(13승), 평균자책점 5위(3.27)로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튼실히 했다. 지난해 다승왕 장원삼도 12승10패 평균자책점 4.41로 제 몫을 해냈다.
막강 불펜의 위력은 여전했다. 주축 셋업맨 안지만은 53경기(62이닝) 동안 6승2패 평균자책점 3.19로 팀 불펜의 중심을 든든하게 받쳤다. 여기에 신예 심창민도 힘을 보탰고, 마무리 오승환은 여전했다. 삼성이 최근 수 년간 최강으로 군림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오승환은 올해에도 4승1패28세이브 평균자책점 1.78로 '뒷문'을 철통같이 잠갔다. 수호신 오승환의 존재는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통적인 타격의 팀 삼성은 올 시즌에도 화력이 불을 뿜었다. 상하위 구분 없이 고른 타격으로 마운드를 충실히 지원했다. 올 시즌 삼성 타선은 팀득점(653점) 2위로 명불허전임을 과시했다. 도루 8위(93개)로 기동력은 떨어졌지만 팀홈런 3위(110개)의 장타력을 발휘하는 등 공격 거의 전 부문에서 고르게 상위권 성적을 냈다.
특히 중심타자 최형우의 비상이 무척 화려했다. 2년 전 홈런왕을 차지한 뒤 지난해 극심한 슬럼프로 14홈런에 그쳤던 최형우는 올 시즌 완벽하게 부활했다. 126경기서 타율 3할5리 28홈런 96타점을 기록하며 한국야구 최고의 좌타자로 우뚝 섰다. 최형우가 타선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준 덕분에 삼성은 상하위 타선이 원활하게 이어졌고, 그 결과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얻는 데 특화됐다는 평가도 받았다.

여기에 고참 박한이가 꾸준한 활약으로 팀 타선을 뒷받침했고, OPS 0.931의 박석민 또한 기대에 걸맞은 기량을 선보였다. 다만 베테랑 이승엽의 하락세는 구단으로선 걸리는 부분이다. 111경기서 타율 2할5푼3리 13홈런 69타점을 기록한 이승엽은 올 시즌 큰 폭으로 성적이 추락해 구단 안팎에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큰 경기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과시해온 선수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으로 명예를 회복할지 궁금하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의 우승 비율은 3할5푼7리(14차례 출전, 5회 우승). 그러나 2000년 이후의 성적만 놓고 보면 6할2푼5리(8차례 진출, 5회 우승)로 크게 높아진다. 특히 2005년 이후 진출한 5차례 기회에서는 4번이나 우승의 영광을 누렸다. 삼성이 올해마저 한국시리즈를 제패해 3연패에 성공하면 1986∼1989년 해태의 4연속 우승에 이어 2번째 최다 연속 우승팀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삼성 야구의 화려한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