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배우 김지훈이 SBS 금토드라마 '귀궁'을 통해 또 한 번 연기 역량을 뽐냈다. 팔척귀에 빙의된 성군 이정으로 분한 김지훈은 백성을 사랑하는 성군의 모습, 중전을 향한 절절한 사랑, 또 윤갑과의 코믹한 브로맨스, 팔척귀에 시달려야 하는 강렬한 연기로 지난 22년간 착실히 쌓아온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김지훈은 11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귀궁'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시청률 가뭄의 시대에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많이 쏟아부은 만큼 아쉽기도 하지만, 좋은 평가에 감사하다"는 솔직한 평을 남겼다. 아래는 김지훈 일문일답 전문이다.
![김지훈 프로필 사진 [사진=빅픽처이엔티]](https://image.inews24.com/v1/0f549e074d73a6.jpg)
◇종영 소감은?
시청률 가뭄의 시대에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 드린다. 항상 "'왔다 장보리' 잘 봤어요"하고 인사를 들었는데 이젠 어디 가면 '귀궁' 잘 봤다는 얘기를 들어서 인기를 실감했다.
◇'귀궁' 직접 보니 어땠나.
정말 힘들게 쏟아부었지만 화면에는 1/10도 나오지 않더라. 많이 쏟아부은 만큼 아쉽기도 했다. 지상파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나. 어쩔 수 없이 날아간 장면들이 너무 많았다. 연기한 입장에서는 피와 살같은 장면들인데, 한 장면을 위해 집중하고 애를 썼던 것들이 아예 안 나오니 나만 아는 이야기가 돼 버려서 속상했다. 중전과의 관계 역시 좋게 봐주셨는데 절반 정도 분량이 날아갔다. 그럼에도 좋게 평가해주셨다. 그 장면들이 다 살았다면 멋진 로맨티스트로 남을 수 있었을텐데.
◇화면에 담기지 않아 속상했던 장면이 있다면?
중전과의 감정신들이 있다. 꽃놀이를 가고 싶어하는 중전이 현 상황 때문에 말을 못했을텐데, 내가 '중전이 그렇게 좋아하던 꽃놀이도 갑시다' 하는 장면이 있었다. 결국 그게 사망 플래그이긴 했지만 그 장면들이 애틋했다. 중전을 떠올리며 오열하는 신에서도 그 회상 장면이 담겼었는데 공개되지 못했다. 촬영한 사람 입장에서 굉장히 아쉬웠다. 그게 표현됐다면 중전이 왕에게 얼마나 마음 속 큰 존재였는지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문무 겸비한 천재형 군주 캐릭터였다. 김지훈이 실제 군주였다면?
이정과 나의 가치관이 비슷했다. 왕과 나의 MBTI가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종종 들었다. 원칙주의자에 귀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 그러다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상황들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생각을 바꾸게 되는 모습을 보며 나도 그렇게 했을 것 같았다. 눈에 뻔히 보이는데 끝까지 금하는 완고한 왕이 아닌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대처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신분 사회의 보수적인 상황 속에서도 사고의 유연함을 지닌 것 같았다.
![김지훈 프로필 사진 [사진=빅픽처이엔티]](https://image.inews24.com/v1/b6f78264b12328.jpg)
◇특히 어떤 부분이 힘들었나.
그동안 한 연기 중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게 극적이긴 하지만, 이 왕의 감정에 비교하면 정말 평이했다. 나라의 안위가 걸려있고 신념과 백성을 위하는 마음을 견제 받는, 내 목숨과 아버지, 내 자식의 목숨을 다 위협받으며 왕가의 존재를 걱정하는 신들이 베이스였다. 그 상황에서 모든 장면을 표현해야 했다. 거기에 팔척귀의 감정까지. 선조의 만행으로 온 마을이 학살 당한 그 원혼과 분노의 크기가 그동안의 드라마 중 압도적으로 무겁고 컸다. 모든 걸 온전히 느껴야만 내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다.
◇왕 역할을 어떤 방식으로 몰입하려고 노력했나.
연쇄살인마를 할 때 사람을 토막낸 적 없는 것처럼 살면서 접한 경험들, 간접적으로 겪은 것을 토대로 상상해낼 수 있었다. 나이 먹으면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나. 나랏일에 관심을 가지면서 불합리하게 희생되는 사람들도 역사 속에 많았다. 정치,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그 사실들을 찾아 보면서 안타까워 하고 속상해 하는 경험들이 지금의 왕의 감정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됐다.
◇마지막 불 붙은 검 신은 CG였나.
아니다. CG가 필요한 상황에서만 최대한 고퀄리티 CG를 사용했다. 나머지 부분은 거의 CG 없이 만들어갔다. 칼을 빨리 휘두르면 불이 꺼진다. 불이 안 꺼지면서 격한 칼질을 하는 것처럼 연기해야 했다. 뜨거운 정도는 아니고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위험하진 않았다.
◇육성재에게 다양한 피드백을 해줬다고.
현장에서 아이디어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선배 입장에서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든다. 조심스럽긴 하지만 처음에 슥 얘기를 꺼내봤을 때 상대의 리액션이 달가운 경우가 있고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다. 육성재는 스펀지처럼 받아들였다. 준비한 연기를 바꾸기 힘들었을 텐데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원하더라. 얘기하는 입장에서도 더 욕심이 나니까 또 얘기해주게 됐다. 그 과정들이 있었다. 윤갑, 강철이와 왕의 케미스트리가 더 잘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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