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일궈낸 짜릿한 첫 우승.’
올 한해 K리그 최고의 뉴스메이커는 ‘차붐’이었다.
차범근 감독이 10년만에 수원 삼성 감독으로 K리그에 컴백하며 올시즌 초반부터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궜다. 과연 차감독이 지도자 인생 14년만에 첫 우승을 거둘 수 있느냐는 시즌 내내 최대 관심사였다.
결국 차붐은 해냈다. 공교롭게도 자신이 태어났던 경기도 화성 땅에서 첫 프로리그 우승의 감격을 누리며 마침내 ‘검증되지 않은 지도자’라는 멍에를 떨쳐버린 것이다.
길었던 시련 끝에 얻은 우승때문이었을까? 지난 12일 포항과의 챔피언결정2차전에서 승부차기 접전끝에 수원 GK 이운재가 포항의 5번째 키커 김병지의 킥을 잡아내며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차감독은 끝없는 눈물을 쏟아냈다.
선수 시절 유럽축구연맹(UEFA)컵을 두차례 수상하면서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이었다. 91년 현대 호랑이(현 울산 현대) 감독을 맡으며 지도자 인생을 시작했던 차감독은 “3년안에 우승시키겠다”는 당당한 취임일성으로 지휘봉을 잡았지만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았다.

그래서 차감독에게는 ‘뒷심부족’이라는 오명이 뒤따라 다녔다. 하지만 올시즌의 차감독은 달랐다. 마르셀 김대의 김동현을 등을 대거 영입해 공격력을 강화했고, 선수들에게 강한 프로정신을 주문하며 팀 분위기를 새롭게 일신했다.
전기리그에서는 파괴적인 공격력에 비해 불안한 수비로 4위에 그쳤던 수원은 7월 삼성하우젠컵을 거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하지만 후기리그 들어 대전 시티즌과 광주 상무에게 일격을 당하며 창단 후 첫 최하위 추락이라는 위기에 직면했다.
차감독은 이때 14년간 산전수전 겪으며 깨달은 위기관리능력으로 수원을 ‘경제축구’로 탈바꿈시켰다. 이후 6경기에서 5승1무라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다시금 상위권으로 진입했다.
차감독에게 더 이상 ‘뒷심 부족’은 어울리지 않는 별명이었다. 수원은 지치지 않는 상승세로 결국 후기리그 1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냈고, 지난 5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8일 1차 원정경기에서 포항과 0-0으로 비긴 수원은 12일 홈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 짜릿한 승부차기 승리를 거두며 8개월간의 대장정을 ‘14년만의 첫우승’이라는 최고의 훈장으로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14년 만에 거둔 우승은 차감독에게 선수시절 얻었던 그 어떤 명성보다도 값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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