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에 대형 사극 열풍 분다

올 하반기부터 안방극장에 대형 사극 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현재 방영 중인 KBS1 '불멸의 이순신'에 이어 SBS 50부작 '서동요', MBC 60부작 '신돈' 등 대형 사극들이 9월 나란히 방영을 시작하는 것. 김종학 프로덕션이 제작하는 '태왕사신기' 역시 톱스타 배용준을 앞세워 9월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또한 2006년에는 MBC의 100부작 '삼한지'가 기다리고 있으며 SBS에서도 김재형PD가 연출할 50부작 '연개소문'의 제작을 검토 중이다.

이 사극들의 특징은 주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했던 기존 사극과 달리 고려부터 삼국시대까지 무대를 넓혔다는 점이다.

조선시대 궁중 사극 특유의 철저한 고증이 다소 약해진 반면 시대적 분위기상 은근하게 표현될 수 밖에 없는 주인공들의 애절한 멜로를 곁들여 젊은 시청자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을 기세다.

우선 SBS '패션 70s' 후속으로 9월부터 방영될 '서동요'는 '대장금'의 김영현 작가와 이병훈PD가 손잡고 백제 30대 임금 무왕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그리는 드라마다.

어린 시절 마를 파는 소년 서동으로 살아가던 그가 우여곡절 끝에 자신이 백제의 왕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침내 왕에 등극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라 선화공주와의 절절한 로맨스도 빠질 수 없다.

SBS 측은 현재 충남 부여에 '서동요'를 위한 백제 오픈세트를 짓고 있으며 전북 익산에도 추가로 세트를 건립 중이다. SBS 주말극 '온리 유'의 조현재와 KBS 일일연속극 '어여쁜 당신'의 이보영이 각각 남녀 주인공으로 출연, 오지호와 삼각관계를 이룬다.

'서동요'를 기획한 SBS 공영화 책임프로듀서(CP)는 "궁중 사극과 천민 사극의 결합에 애절한 멜로가 섞여있어 이병훈PD의 전작 '대장금'은 물론 그동안 보아온 일반 사극과는 확실히 다른 작품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MBC의 60부작 '신돈' 역시 9월부터 '제 5 공화국'에 이어 방송에 들어간다. MBC가 올해 10대 기획 중 하나로 꼽을 만큼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 '요승'으로 불리며 지탄받아온 고려 말의 승려 신돈을 다른 시각에서 재조명한다.

박종화의 소설 '다정불심'을 원작으로 하는 '신돈' 역시 용인 지역에 1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된 세트를 건립 중이다. 중견 배우 손창민이 신돈으로, 정보석이 공민왕 역으로 출연해 무게있는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현재 여배우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는 '태왕사신기'는 톱스타 배용준의 출연 뿐만 아니라 '모래시계 콤비' 김종학PD와 송지나 작가의 재결합으로 화제가 된 작품.

고구려 시조 주몽의 건국 시점에서 시작해 광개토대왕이 다스리는 고구려와 해양강국으로 뻗어나가는 백제의 역사를 담아낸다. 타고난 전술의 달인 광개토대왕과 냉정한 지략가 아신왕, 그리고 두 사람이 사랑하는 여인 수지니의 삼각관계가 역사 속에 버무려질 예정이다.

이같은 대형 사극 제작 러시에 대해 공영화CP는 "KBS는 이전부터 꾸준히 사극을 해왔기 때문에 최근 상황이 사극 붐이라 보기는 힘들다"면서 "다만 이전과 달리 백제, 고려 등으로 시대 배경이 넓혀졌다는 점에서 이제 사극에도 새로운 소재가 필요한 시점이 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2006년 방송을 목표로 기획 중인 김재형PD의 '연개소문' 역시 삼국 중 고구려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 '서동요' 후속으로 거론되고 있는 '연개소문'은 '용의 눈물', '여인천하' 등을 연출한 '사극꾼' 김PD의 역량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되는 작품이다.

무려 100부작으로 완성될 MBC의 '삼한지'도 고구려 시조 동명성왕(주몽)의 탄생부터 신라 삼국통일에 이르는 고대사를 그린다.

'허준'과 '올인'의 최완규 작가와 '다모'의 정형수 작가가 공동 집필하는 '삼한지'는 현재 나주시에 50억원을 투자한 오픈 세트를 짓고 있다. 내년 4월 방영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