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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4번째 1천만 관객 돌파의 의미!


 

그야말로 괴물같은 속도로 달려온 영화 '괴물'(감독 봉준호, 제작 청어람)이 개봉 21일 만인 16일 상영을 기해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괴물'은 무더위 속에서도 연일 영화계 신기록을 작성하며 수치 앞에 '최단기'라는 수식어을 항상 붙였다.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에 이어 4번째 1천만 돌파 영화라는 위업을 달성한 '괴물'의 흥행이 주는 의미를 짚어 본다.

'최단기' 흥행 파워, 배급의 힘 증명

전야제 상영부터 시작해 최고 기록을 숨가쁘게 경신한 '괴물'은 모든 기록을 '최단기'로 앞당겼다. 개봉 3주만에 1천만 관객을 끌어모은 '괴물'의 기록은 한국영화 역대 흥행작 중 가장 빠른 속도. 장기 상영에 돌입하고 수개월만에 1천만 관객을 모을 수 있었던 역대 1천만 돌파 영화들과는 흥행 추이가 다르다.

이는 빨라진 흥행 사이클에 따른 상영관 확보가 흥행의 최대 관건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예가 될 듯하다. 전국 620개 관에서 개봉한 '괴물'은 상영관 독점이라는 비판을 들으며 몸살을 앓았다. 배급을 맡은 쇼박스는 시사 이후 프린트를 요청하는 극장주는 더 많았지만 자체적으로 조절해 620개관에서 상영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최대 개봉관수에 걸맞는 빠른 흥행으로 배급 파워가 관객수로 직결됨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또한 최대 스크린수는 중급 영화를 비롯한 독립, 인디 영화들의 상영권 확보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스크린쿼터 축소 이후 탄생한 첫 한국영화 흥행작이라는 점에서 '괴물'은 한국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경쟁 논리 등 앞으로 선결해야 할 많은 숙제를 남겨줬다.

한국형 SF 영화 새 장 열어

그 동안 거대 제작비를 투입한 컴퓨터 그래픽을 앞세운 이른바 한국형 SF 영화들은 흥행참패를 면치 못했다. '구미호'를 비롯해 '자귀모', '퇴마록',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아유 레디?' 등 SF 장르를 표방한 작품들이 흥행에 고배를 마셨던 것. 한국 SF 영화는 스토리 부재와 전문성이 떨어지는 CG로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

'괴물'은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공간인 한강을 배경으로 일어날 법한 사건을 영화로 옮겼다는 점에서 사실성을 취득한다. 여기에 '봉테일'로 불리는 봉준호 감독의 세심한 연출과 타고난 이야기꾼인 감독이 풀어놓는 흥미로운 서사구조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화의 가장 관건인 그래픽도 여느 할리우드영화 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작비의 절반을 그래픽에 투입, '반지의 제왕' 팀인 뉴질랜드 웨타 워크샵과 긴밀한 호흡 끝에 사실적인 괴물을 완성시켰다. '괴물'은 한국영화 장르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SF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로 남을 것이다.

한국영화도 스타 감독 시대

최근 한국영화는 감독들의 이름에 관객의 선택이 좌우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른바 '스타감독'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 이는 과거 명장인 임권택이나 흥행감독 신상옥의 명성과는 의미가 다르다. 한국영화계의 새로운 스타파워로 등극한 감독들의 공통점은 스토리텔러의 능력을 갖췄다는 것. 직접 스토리와 기획을 구상, 타고난 이야기 솜씨를 발휘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만드는 이른바 '스토리텔러 겸 디렉터'가 영화팬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이번 영화 '괴물'로 스타감독의 이름값을 톡톡히 과시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5백만 관객을 동원한 봉준호 감독은 3년 동안 숙성시킨 영화 '괴물'로 영화관객들의 기대와 호기심을 모아왔다. 그리고 디테일한 연출력과 흥미로운 이야기꾼의 재능, 배우의 최대치를 뽑아 내는 능력으로 신뢰를 높여온 감독이기도 하다.

봉준호 감독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괴물'을 선택한 관객도 적지 않을 터. 일명 '팬덤'이라 부를만큼 마니아를 이끄는 스타감독으로 봉준호의 이름 석자는 '괴물'로 더욱 빛났다. 그리고 봉 감독이 신뢰하는 '봉준호 사단'과의 맞춤 캐스팅과 호연 또한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非 해피엔딩과 한국적 소재에 관객이 몰린다

'괴물'이 1천만 관객 동원의 전당에 오르며 1천만 관객 동원작들 사이에 동일한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 관객의 광범위한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한국적인 소재와 비극적인 결말.

각각 장르는 틀리지만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는 분단 조국의 현실을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전쟁을 영화화했으며 '왕의 남자'는 사극이라는 장르로 중장년층을 극장으로 흡수했다. 우리 것은 우리 식대로, 역시 가장 한국적인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괴물' 또한 외화에서 자주 만날 수 있던 괴수도 우리의 정서에 맞게 우리 식대로 그려내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재탄생시켰다. 먼저 거대 괴수가 아닌 한강 어딘가 실제로 존재할 법한 몸체의 괴물을 등장시킴으로서 현실감을 불어 넣는다. 또 익숙한 공간에 대낮에 활주하는 괴물을 그려 넣음으로서 사실감을 더하고 괴물에 맞서는 주인공들 또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소시민이라는 점에서 공감의 폭은 더욱 커진다.

오히려 평범한 인물들보다 어딘가 어리숙한 이들이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봉준호식 설정은 관객으로 하여금 감정이입의 상태에 도달하게 만든다. 우리의 정서와 익숙한 공간, 평범한 일가족을 통해 우리 식의 괴수영화를 탄생시킨 '괴물'은 바로 가장 한국적인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괴물'까지 4편의 1천만 관객 동원 영화들은 모두 비극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죽음을 맞거나 비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림으로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해피엔딩에 비해 보다 더 강한 자극과 오랜 인상을 남기는 비해피엔딩은 1천만 영화의 공통분모다.

'괴물'의 1천만 돌파는 위에서 언급한 점에도 많은 부분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모두가 만류했던 괴수영화를 뚝심있게 만든 봉준호 감독의 열정은 우리영화에서 큰 방점을 찍을 영화를 만들어냈다. 3주만에 1천만 관객을 동원한 '괴물'은 아직도 무서운 속도로 달려가고 있어 앞으로 탄생시킬 신기록이 과연 몇개나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제공=청어람]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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