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사상 최단 기간(개봉 21일) '1천만 관객 돌파'라는 흥행성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괴물'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봉준호 감독, 특수효과, 흥미로운 스토리, 배우들의 명연기 등등이 있겠지만 그 성공 이면에는 '소비자 사전분석'이라는 과학적 조사 마케팅도 톡톡히 한 몫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리서치 전문기관 ㈜메트릭스에 따르면 '괴물'은 영화 제작단계에서부터 일반 기업체의 신제품 출시 과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소비자 사전조사'라는 마케팅 조사방법을 채택, 관객들에게 어필하는 컨셉을 수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메트릭스는 영화 '괴물' 개봉 9개월 전인 지난 2005년 10월, 투자사 쇼박스, 제작사 청어람, 영화전문광고대행사 데이브컴퍼니로 이루어진 괴물 태스크포스팀(TFT)으로부터 마케팅 조사를 의뢰 받은 회사이다.

이 회사에 따르면 당시 조사 목적은 '괴물'이 어떤 마케팅 컨셉을 가지고 가야 하는가'하는 것이었다.
당시 목표였던 500만 관객 돌파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주 타겟인 20대뿐만 아니라, 30대까지 파고들 수 있는 마케팅 컨셉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메트릭스는 영화에 대한 충분한 컨셉 설명이 가능하고, 포스터나 동영상 등의 보조 자료의 제시가 가능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한, 소비자 조사 항목에는 '괴물'이라는 제목에 대한 인상부터, 배우 및 캐릭터 선호도, 괴물의 특수효과는 물론 선호하는 포스터까지 포함되었다.
조사 결과, '괴물'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특수효과가 얼마나 뛰어난지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보다 한국적 정서에 맞는 '가족애'를 부각시킨 '재난' 컨셉이 사람들에게 볼거리가 풍부한 스펙터클 영화로 보여지며, 더불어 감동과 공포스러움을 배가시킨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것.
이같은 조사결과에 따라 영화 '괴물'의 마케팅은 소시민적 한 가족이 한강에 나타난 괴물과 사투를 벌인다는 컨셉으로 수정됐고 이는 제대로 먹혀들었다.
영화 '연애소설' 등 50여편의 영화 소비자조사를 진행한바 있는 ㈜메트릭스의 정윤정 과장은 "1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태극기 휘날리며'의 경우도, 전쟁 영화 흥행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소비자 사전조사를 통해 불식시켰다"며 "영화계에서 소비자 사전조사는 적극 활용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영향력이 점차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결국 '소비자 사전조사'라는 방식을 통해, 영화사측은 관객들이 원하는 컨셉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고 기존의 '괴물’ 존재에 포커스를 둔 컨셉을 수정, '가족애'와 '재난' 컨셉을 적절히 섞어 500만이라는 처음 목표의 두 배가 되는 '1천만 관객 돌파'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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