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외모요? 잘생기진 않았죠"

183cm의 큰 키에 서글서글한 인상의 정겨운(25)이 편안한 운동복 차림으로 편집국에 들어섰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키가 크네'라고 생각하는 동안 벌써 그는 준비한 의상으로 갈아입고 환골탈태했다.

안경을 쓰니 두 여자 사이에서 고뇌했던 '최준호'가 엿보였고, 초록색 반팔 티셔츠를 입고 웃으니 딱 스물다섯 청년의 모습이 드러났다. 패션잡지와 남성복 모델로 활동하던 경험이 사진촬영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인생의 깊이를 담아내는 연기자가 꿈

정겨운은 대동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큰 키를 무기로 모델로 데뷔했다. GQ, 엘르, 보그 등 유명 패션 잡지와 디자이너 장광효의 모델로 무대에 섰다. 패션쇼 무대가 익숙해 질 무렵 또 다른 꿈이 새록새록 자랐다.

"연기가 하고 싶었어요. 모델이나 연기 모두 표현하는 직업이지만 연기자는 더 폭넓은 영역을 표현할 수있잖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연기를 통해 인생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간절한 뜻이 통했는지 행운도 찾아왔다. 현 소속사인 싸이더스HQ와 계약하게 된 것. 그는 소속사와의 만남을 '행운'이라고 표현했다.

"회사에서 저의 어떤 면을 보고 연기자로 발탁해주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그저 '배우의 이미지가 보였다'고 말씀하시는데 미스테리죠.하하"

그가 처음 연기자로 얼굴은 내민 작품은 모바일 드라마 '다섯개의 별'이다. 당시 네티즌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해 '다섯개의 별' 멤버에 합류할 만큼 반응이 뜨거웠고, '얼짱'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정겨운은 "저는 '얼짱'도 아니고 외모가 잘생기지도 않았죠. 솔직히 그렇잖아요?"라며 극구 부정하고 나섰다. 그가 원하는 건 연기를 잘한다는 평가.

◆'얼짱' 배우보다는 정겨운 연기자로 남겠다

그 때문에 '얼짱'이미지를 버리고 KBS 주말극 '행복한 여자'에서 부인인 이지연(윤정희분)을 두고 첫사랑 조하영(장미인애)와 불륜을 저지르는 최준호 역을 선택했다. 결국은 이혼하지만 지연과의 사이의 딸이 있는 것을 알게되고 재결합을 위해 애쓴다. 첫 주연 작품에서 복잡하고 역을 맡게된 셈이다.

"극중 최준호의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처음에는 많이 답답했어요. 하지만 최준호의 캐릭터는 제가 찾아가고 만들어가야한다는 생각으로 연구를 했죠. 감독님과 자주 의논을 한 것도 도움이 됐어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최준호와 동화됐고, 조하영과 만나면서 지연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부분이 점차 공감이 가기 시작했어요."

선배 연기자들의 조언도 힘이 됐다.

특히 고두심은 자신 역시 '전원일기'에서 주인공을 맡았을때 떨렸다는 경험을 들려주며 대사나 표정 연기를 잡아준다고. 연기의 깊이는 주현 선배에게, 발성의 기술은 사미자 선배에게 배웠다. 선배들의 응원에 용기도, 힘도 나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얼굴이 잘 생긴 배우는 연기 잘하는 배우를 따라갈 수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외모도 뛰어나고 연기로 훌륭하면 금상첨화지만 저는 얼굴이 안되니깐(웃음) 연기에 '올인'하려고 합니다. 잘 생긴 배우보다는 정겨운 배우로 국민들의 기억에 남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