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랑이 다가오는 걸 겁내지 않으려고 해요."
스크린에 비쳐지는 임수정은 쥐면 터질 것 같고,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유리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가녀린 체구에 흰 피부, 나이 먹지 않는 소녀의 모습 때문일까 유독 환자 역할을 많이 맡아왔다.
새 영화 '행복'(감독 허진호, 제작 영화사집)에서 임수정은 8년째 시골 요양원에서 치료 중인 폐질환 환자 '은희'로 분했다. 다소 나이차가 있어 보이는 황정민과 다정한 연인 호흡을 이루며 임수정은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큼 성숙했다.
"영화 속 '은희'와는 모성애가 강하다는 것, 사랑에 적극적이고 솔직한 점이 많이 닮았어요. 하지만 은희처럼 떠나려는 남자에게 매달리거나 하진 않을 것 같아요. 저라면요. 그리고 은희의 긴 롱치마와 꽃무늬 지갑은 제 취향과 거리가 있어요."
나긋하고 조용한 말투가 영화 속 은희의 모습을 그대로 연상케 하지만 임수정은 외려 극중 연적인 '수현'으로 등장한 공효진과 더 닮았노라고 말한다.

정통 멜로영화에 출연한 덕일까, 개봉을 앞두고 임수정은 난생 처음 열애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데뷔 후 한번도 연애를 해보지 못했다는 그의 말은 열애설에 대한 대답을 대신한다.
"원래 연애 경험이 많지 않아요. 그리고 그 마저도 배우 활동 전에 만났던 인연이죠. 그 이후로는 연애를 해보지 못했어요. 점점 나이가 들면서 사랑을 다시 시작하는 것에 대한 겁이 생겼어요. 그렇다고 사랑에 대한 아픈 상처가 있는 건 아니지만 사랑하고 이별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무섭고 겁이 났어요."
사랑을 무서워하던 임수정에게 영화 '행복'은 또 다른 의미의 경험을 선사했다. 아프고 슬프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멋지고 행복한 것인지 이번 영화를 하면서 느꼈다고 한다.
"아파도 변해도 이별해도 이렇게 멋진 감정이 사랑인데, 두려워하지 말자 받아들여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제 사랑하고 싶은 순간이 오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겁내지 않고 열심히, 진실되게 꾸밈없이 하는 사랑할래요."
배우 임수정의 빛나고 성숙한 모습은 오는 10월 3일 개봉하는 영화 '행복'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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