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리우스' 안정환(32, 부산 아이파크)이 친정팀 복귀 이후 첫 경기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안정환은 9일 부산 아시아드 주 경기장에서 열린 '삼성하우젠 K리그 2008' 홈 개막경기 전북 현대 모터스전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 출장한 안정환은 전후반 내내 날카로운 패스와 화려한 개인기로 상대를 압도했다. 또한 거친 태클을 서슴지 않으며 적극적인 수비가담도 했다. 전에 없이 달라진 안정환의 모습이다.
부산 팬들은 안정환의 친정 복귀를 열렬히 환영했다. 안정환의 이름을 외쳐댔고 안정환이 공을 잡기만 하면 환호성을 질러댔다. 이날 3만2천여 명의 부산 팬들이 축구장을 찾았다.
전반 9분. 안정환은 뛰어 들어가던 공격수에게 찔러주던 날카로운 패스를 시작으로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반 23분. 안정환의 첫 슈팅이 나왔다. 안정환은 페널티박스 밖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슈팅을 날렸다.
전반 29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안정환은 드리블로 수비수 한명을 제쳤고 수비수는 안정환에게 파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찬스를 만들어 낸 것이다. 안정환이 만든 프리킥을 김승현은 오른발로 감아 찼고 이공은 골대 위를 맞고 나갔다. 동점골이 터지기 전 부산의 가장 좋은 찬스였다.
전반 40분. 아크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비켜간 자리에서 프리킥을 안정환이 찼다. 감아 차기 아주 좋은 자리였고 강하게 슈팅하기에도 좋은 거리였다. 하지만 안정환은 예상을 뒤엎고 점프한 수비수들의 다리 밑으로 슈팅을 했다. 시도는 좋았지만 정확하지 않아 수비에게 걸리고 말았다.
전반 45분. 드디어 안정환을 발에서 골이 시작됐다. 안정환은 아크 가운데에서 프리킥을 찼다. 직접차기에는 조금은 먼 거리였지만 주저하지 않고 강하게 때렸다. 공은 수비수를 피해 골키퍼로 향했고, 골키퍼가 잘 막아내는 듯 했다. 하지만 공은 너무 강했다. 공은 튕겨져 나왔고 한정화가 오른발로 살짝 밀어 넣어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결국 안정환이 어시스트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후반 들어서도 안정환의 센스는 멈추지 않았다.
안정환은 아크 왼쪽에서 때린 중거리 슈팅으로 후반을 시작했지만 너무 약해 위력은 없었다.
후반 5분. 왼쪽에서 공을 잡고 있던 안정환은 왼쪽에 수비가 몰리자 오른쪽 빈 공간으로 정확하게 패스를 찔러 넣었다.
후반 19분. 부산의 속공이 시작됐고 공을 잡은 안정환은 달려가던 팀 동료에게 패스를 정확하게 연결했다.
후반 32분. 페널티박스 가운데서 공격과 수비가 혼전인 상황에서 안정환은 환상적인 땅볼패스로 몰려있던 수비를 한방에 무너뜨렸다. 비록 패스를 받은 동료가 기회를 놓쳤지만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후반 45분. 안정환은 팬서비스를 하는 것 같았다. 중앙선 오른쪽 부근에서 골을 잡고 있던 안정환은 드리블로 수비들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더니 마지막에는 지네딘 지단의 전매특허 '마르세유 룰렛'(몸을 360도 회전시키면서 볼을 굴려주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팬들은 열광했다.
후반 인저리타임. 안정환의 마지막 슈팅이 나왔다. 상대 골키퍼가 나와 있는 것을 보고 골키퍼 키를 넘기려는 의도로 멀리서 골문을 향해 슈팅을 쏘아 올렸으나 한참을 벗어나고 말았다. 안정환은 무안했는지 해맑은 웃음으로 마무리지었다.
경기가 끝난 후 황선홍 감독은 안정환을 극찬했다. 황선홍 감독은 "안정환에 대해 100% 만족한다. 안정환은 오늘 경기에 내가 원하는대로 최선을 다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상대 감독인 최강희 감독도 안정환 칭찬을 빠뜨리지 않았다. "생각보다 몸놀림이 활발하더라. 친정팀으로 돌아와 더욱 활발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컨디션이 80% 올라왔다는 안정환. 그가 컨디션을 100%를 만든다면, 팬들이 예전의 '테리우스'를 다시 볼 수 있는 날은 멀지 않은 것 같다.
조이뉴스24 /부산=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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