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수퍼 히어로물과 쌍벽을 이루며 극장 성수기를 양분하고 있는 판타지 영화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전편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에 이어 2년만에 돌아온 2편은 보다 웅장해진 스케일과 위용을 자랑한다.
'반지의 제왕'으로 촉발한 판타지 문학의 영화화는 '황금나침반', '나니아 연대기' 등의 시리즈물로 이어지며 화려한 전성기를 맞았다. C. S. 루이스의 원작 2권을 스크린으로 옮긴 '나니아 연대기'는 장대한 성장영화다.
런던에 돌아온 지 1년. 나니아를 그리워하던 퍼번시 사남매는 뿔피리의 울림에 의해 다시 나디아의 세계로 들어간다. 이미 1천30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나니아에서 이들 사남매를 부른 것은 텔마린 족의 캐스피언 왕자(벤 반스 분).
사남매가 없는 동안 나니아의 황금기는 종말을 고하고, 인간인 텔마린 족에게 점령돼 무자비한 미라즈 왕의 통치를 받고 있었다. 왕위를 노린 삼촌 미라즈왕에 의해 목숨을 위협당하는 왕자는 사남매의 도움을 받고자 한다. 삼촌을 물리치고 자신의 왕위를 찾게 도와주면 나니아인들의 터전을 돌려 주겠다는 약속을 하는 캐스피언 왕자. 잔존한 나니아족은 그를 도와 미라즈왕에게 대항한다.

전체 관람 등급에 걸맞게 영화는 철학적이고 심오한 메시지를 단순하고 표면적으로 그렸다. 주인공들의 성장과 애틋한 로맨스는 잠시 등장할 뿐 더 깊이 나아가지 않는다. 반면 스케일은 더욱 방대해지고 컴퓨터 그래픽은 화려해졌다. 여기에 진일보한 기술력은 나니아족의 면면을 더욱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연출을 맡은 앤드류 아담슨 감독은 2편 제작에 앞서 전편보다 커진 스케일로 선보이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덕분에 원작 소설에는 없는 대형 전투 신과 각종 무기 등이 등장, 막강한 볼거리를 선보인다. 그러나 성인 관객의 눈높이까지 만족시키기에는 이야기의 양감이 부족한 느낌이다. 주인공들의 모습은 자랐지만 고민의 깊이는 나아가지 않는다.
성인 관객에게는 다소 싱거운 이야기와 캐릭터는 여전하지만, 여전히 아이들에게는 매력적인 영상과 특수효과를 자랑한다. 영화의 엔딩부, 남매 중 맏이인 루시와 에드먼드는 더 이상 나니아로 돌아올 수 없음을 동생들에게 알린다. 더 이상의 속편이 없나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나머지 두 동생들이 펼쳐갈 '나니아 연대기 3'는 이미 제작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개봉,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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