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떴다. 떴다. 김˙동˙주! 김˙동˙주!"
7일 두산 베어스-LG 트윈스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 두산의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3-3 동점에서 2사 만루찬스가 두산에게 찾아오자, 두산 팬들은 일제히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타석에 들어선 김동주는 교체된 LG 투수 정재복을 맞았다. 갑작스럽게 등판한 정재복은 제구가 흔들리며 3연속 볼을 던졌다. 만루상황인 만큼 끝내기 '밀어내기'의 가능성이 높아지자 두산 벤치는 김동주에게 "기다리라"는 사인을 보냈다.
다음 공은 스트라이크가 들어왔다. 이 스트라이크 하나가 김동주의 '안일한 생각'을 바꿨다.
1-3, 여전히 유리한 볼카운트임에도 김동주는 밀어내기 볼넷을 기다리지 않고, 과감히 배트를 휘두렀다. 경쾌한 타구음이 들리는 순간 김동주는 번쩍 손을 치켜들었다. 시즌 9호 끝내기 안타를 작렬시키는 순간이었다.
지난달 27일 잠실서만 통산 91개째의 홈런을 기록하며 과거 팀 동료였던 타이론 우즈(1998~2002년 활약, 잠실 90홈런)를 제치고 '잠실 홈런왕'이라는 수식어를 달게 된 김동주. 그에게 '밀어내기'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았다.
경기 후 김동주는 "끝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들어섰다"며 "볼카운트 0-3가 되자 기다리라는 벤치의 사인이 있었지만, 치고 싶었다. 정재복의 컨트롤이 나쁘게 제구가 돼 운도 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잠실 홈런왕'이란 수식어에 대해 "홈런을 노리고 타석에 들어서지 않는다. 훈련량이 부족해 연습을 꾸준히 한 것이 페이스가 올라오게 된 원인 같다"며 "잠실에서 이름 값을 한 우즈, 심정수가 빠진 이후 슬럼프도 겪어 봤고, 극복 방식을 알게 됐다. 마음을 비우고 맞춘다는 식으로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잠실=손민석기자 ksonms@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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