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류현진의 빛나는 피칭을 앞세워 캐나다를 힘겹게 꺾고 2연승을 내달렸다.
한국 올림픽야구대표팀은 15일 베이징 우커송 제2야구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예선 3차전에서 3안타의 빈공에 시달리고도 선발 류현진의 완봉 역투와 정근우의 솔로홈런 한 방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첫날 미국전에서 승리를 거둔 한국(14일 중국과 2차전은 우천 서스펜디드)은 이로써 2승을 기록, 3연승을 거둔 쿠바와 함께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사실 이기긴 했지만 가슴 떨리는 경기였다. 캐나다는 그리 약팀은 아니지만 메달을 목표로 하는 한국에 큰 걸림돌은 안될 것으로 여겼던 상대.
그러나 전날 중국전에서와 마찬가지로 한국 타선의 침체가 심각했다. 캐나다 우완 선발 존슨과 7회 구원등판한 좌완 데이비슨에 타자들의 방망이가 무겁게 돌면서 좀체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해 답답한 경기를 펼쳐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이 귀중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던 것은 류현진과 정근우의 '투맨쇼' 덕분이었다.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시종일관 낮게 제구되는 변화구와 직구로 캐나다 타선을 철저히 유린했다. 1회부터 선두타자 스템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분좋게 스타트를 끊은 류현진은 1회 2사 후 볼넷 하나, 2회 2사 후 안타 하나를 내준 외에는 3~5회를 3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끝내는 등 호투를 거듭했다.
류현진에게 찾아온 최대 위기는 6회. 첫타자 9번 가르시아에게 안타를 맞고 보내기번트로 1사 2루로 몰렸다. 2번 클랩을 2루 땅볼로 잡아냈지만 3번 손더스에 볼넷을 내줘 2사 1, 3루가 됐다. 그러나 류현진은 4번타자 소맨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실점없이 위기를 넘겼다.
워낙 팽팽한 경기여서 구원의 도움을 받지 못한 류현진은 9회말 안타 2개를 맞고 1사 1, 3루와 2사 만루의 절대위기를 맞았지만 끝까지 사력을 다한 피칭으로 실점없이 버텨 한국의 승리를 지켜냈다.

타선에서는 정근우가 거의 혼자 활약하다시피 했다. 3번에 배치된 정근우는 1회 2사 후 첫타석에서 깨끗한 좌전안타로 한국팀의 첫번째 안타를 기록한 후 도루까지 성공해 기세를 올렸다. 3회 2사 후 두번째 타석에서는 캐나다 선발 존슨으로부터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려 이날 한국의 유일한 점수를 뽑아냈다.
한국은 1회초 정근우의 안타 후 이승엽 김동주의 연속 볼넷으로 2사 만루의 좋은 기회를 맞았지만 미국과 1차전에서 홈런을 쳤던 이대호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찬스를 날렸다.
또 7회초엔 선두 이대호의 볼넷과 캐나다 내야 실책으로 무사 1, 2루의 추가득점 기회를 얻고도 히트앤런 작전 실패로 주자가 횡사하는가 하면 2사 3루에선 상대 와일드피치 때 홈으로 뛰어들던 3루주자 이진영이 아웃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아 힘겨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한국 타선은 이날 안타를 3개밖에 뽑지 못했는데, 그 가운데 2안타가 정근우가 기록한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2회 8번 진갑용이 친 것이었다. 믿었던 4번 이승엽과 5번 김동주가 모두 3타수 무안타에 그치는 등 전체적으로 타격 침체가 심각했다.
조이뉴스24 /베이징=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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