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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대표팀, '자만심'이 부른 1점차 승리


'자만심'이 1점차 힘겨운 승리를 불렀다.

한국 야구 올림픽대표팀은 18일 베이징 우커송구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야구 예선 5차전 대만전서 9-8로 승리하기는 했다.

하지만 한국이 챙긴 승리는 떳떳하지 못했다. 한국은 자만하다 큰 코 다칠 뻔 했다. 선수들의 가슴에는 태극마크가 달려있다. 그들의 자만심은 태극마크를 단 전사로서는 보기 안쓰러울 정도였다. 조국을 대표해 경기를 하고 있는 정신력이 아니었다.

시작은 좋았다. 1회초 한국은 고영민의 3점 홈런을 포함해 무려 7점을 따냈다. 1회에 대량 득점으로 대만의 기세를 확실히 꺾으며 승기를 잡았다. 2회초에도 1점을 보태 8-0으로 앞서나갔다.

이 때부터였다. 한국의 모든 선수들 머릿속에는 '승리'라는 단어가 박혔다. 그들은 이미 승리를 한 몸놀림이었다. 겨우 2회가 지났을 뿐이었는데 그들의 마음속엔 이미 승리가 들어 있었다. 승리에 대한 확신은 자만심으로 돌아왔고, 안이한 플레이로 표현됐다.

선발 봉중근은 초반 대량득점에 따른 흥분 탓인지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봉중근은 2회 들어 선두타자 펑정민에게 기습번트를 허용하며 출루시킨 뒤 집중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한창 기세가 오른 대표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어 5회 1사 후 한기주와 교체되기 전까지 봉중근은 매회마다 대만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5회말 3안타 속에 수비수 에러까지 겹치며 대거 4점을 내주고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이어 등판한 한기주 역시 2점을 허용, 6회말 8-8 동점이 됐다.

외야 수비에서도 실책 또는 실책성 플레이가 연발됐다. 2회에 이진영, 5회 김현수, 7회에는 이종욱까지. 이들의 실책은 투수의 사기를 떨어뜨렸고,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도 망쳐버렸다. 평소 최상의 수비력을 보여준 이들이다. 이런 실책은 자만심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다급해진 대표팀은 7회부터 정신을 차리고 경기에 집중했다. 머릿속에 '승리'는 버렸다. 7회말 강민호의 적식타로 9-8로 다시 승기를 잡았다. 경기 후반 등판한 권혁과 윤석민은 신중한 피칭으로 대만 타선을 봉쇄했다.

승리를 버리니 한국야구 대표팀은 승리를 챙겼다.

승리는 챙겼으나 하마터면 다 이겼던 경기를 자만심으로 망칠 수 있었다. 꼭 1점차로 짜릿하게 승리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까. 잘 싸워왔던 한국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이날은 자만심에 빠진 모습을 보여줬다.

선수들이 야구 실력보다 우선 상대를 얕보지 않는 정신 상태를, 담장을 넘기는 홈런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먼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베이징=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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