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삼진 왕은 내 것이다."
149.2이닝, 투구수 2천402개, 13승6패(다승 공동2위), 129탈삼진(1위), 평균자책점 3,19. 류현진(21, 한화)의 현재 성적표다.
류현진은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획득 주역의 임무를 완수한 후에도 매번 극적인 장면에서 소속팀 한화를 구해내고 있다. '시나리오에 따라 영화를 찍고 있는게 아닐까'란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한화는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고 후반기가 시작된 지난달 26일부터 15경기 동안 3승 12패로 최악의 부진에 빠져 있다. 4연패만 세 차례 당했다. 이렇게 어려움을 처할 때마다 류현진 덕에 간신히 연패를 끊고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후반기 3승(8월30일 SK전, 9월5일 삼성전, 11일 LG전) 모두가 류현진 혼자 만들어낸 것이다. 과연 '괴물'이라 불릴 만했다.
팀 성적을 걱정하고 있는 류현진이지만 개인 타이틀 부문에서 욕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바로 '탈삼진왕'이다. 11일 LG전에서 8개의 삼진을 솎아낸 그는 시즌 129탈삼진으로 LG 봉중근(124개)을 5개 차로 따돌리고 다시 1위로 나섰다.
2007년 신인임에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이기에 웬만한 개인 타이틀 하나 쯤은 성에 차지 않을 터. 하지만 투수로서 마운드 위에서 힘과 완급조절을 통해 삼진을 잡아내는 매력에 흠뻑 빠진 그는 유독 탈삼진왕 만큼은 욕심을 내고 있었다.
류현진은 11일 LG전 후 "최다승 타이틀보다는 탈삼진왕이 탐이 난다"면서 "앞으로 남은 경기서 3~4차례는 더 선발 마운드에 설 수 있을 것 같다. 선발 로테이션 타이밍도 좋다. 특히 체인지업이 타자들에게 잘 먹히고 있어 삼진 잡는 재미가 있다"며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이 부문 류현진의 최대 라이벌은 '닥터 봉' 봉중근이다. 봉중근은 지난 9일 한화와의 16차전 선발로 나서 8삼진을 빼앗는 등 류현진과 '엎치락 뒤치락' 1, 2위 다툼을 하고 있다.
11일 현재 한화는 117경기, LG는 113경기를 소화한 상태다. 다음주부터는 우천 연기된 경기가 주로 펼쳐져 팀마다 일정에 여유가 있다. 한 경기라도 더 선발등판 기회를 가지는 쪽이 탈삼진왕 경쟁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는데 조건은 비슷한 편이다. 류현진과 봉중근은 시즌 마지막까지 치열한 탈삼진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조이뉴스24 /손민석기자 ksonms@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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