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이 준플레이오프를 3연승으로 무사통과하고 플레이오프에서 정규시즌 2위 두산과 만나게 됐다.
플레이오프에서 맞닥뜨리게 된 두산과 삼성은 모두 올 정규시즌에서 선발투수 부문에서는 고전을 겪은 반면 '불펜'진을 잘 활용해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경우라 할 수 있다.
롯데에 기분좋은 3연승으로 전력에 큰 손실없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삼성은 이미 포스트시즌을 맞을 때부터 최대한 불펜 전력 풀가동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지난 8일 준플레이오프를 시작하면서 "삼성의 선발진 전력은 올해나 지난해나 별 차이가 없다. 우리 팀은 정현욱, 안지만 등 불펜이 마운드의 핵이다"고 강조했다. 선발진보다는 중간과 마무리 투수쪽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준플레이오프 3경기를 치르면서 삼성의 선발진은 1차전에 나온 배영수가 5이닝을 소화해준 외에는 모두 5회를 넘기지 못하고 물러났다. 대신 정현욱, 안지만, 권혁, 전병호, 조진호, 조현근, 그리고 특급 마무리 오승환까지 나머지 투수들이 모두 때맞춰 가동되면서 마운드를 지켜줬다.
이 가운데 부상 회복 중인 좌완 권혁의 경우 선동열 감독이 플레이오프 주요 경기서 투입하기 위해 점검 차원에서 지난 준플레이오프 때 기용해봤는데, 당초 선 감독의 예상보다 훨씬 나은 컨디션을 보여 두산을 상대로 요긴한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이렇게 불펜의 힘을 앞세워 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된 삼성처럼 두산 역시 '불펜' 힘겨루기로 삼성을 꺾는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두산은 올 정규시즌 초부터 마운드에서 구멍이 여기저기 나면서 쉽잖은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시즌 초에 빠져버린 용병 투수 게리 레스를 비롯해 메이저리거 출신의 김선우 등이 극도로 부진을 보이면서 김명제, 랜들을 중심으로 한 몇 안되는 선발진으로 꾸려나가느라 고생이 적잖았다.
그렇지만 정재훈, 이재우, 임태훈으로 대표되는 안정된 불펜진을 내세워 로테이션조차 어려움에 처한 선발진의 공백을 메워나갔다. 선발진의 중심이었던 김명제가 후반기 직전 부상으로 빠지기까지 했지만 이 때도 불펜진이 다시 한 번 큰 위력을 발휘했다.
마무리 정재훈을 임시방편으로 선발로 돌린 것이 기막히게 들어맞아 막판 롯데와 치열한 2위 다툼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었다. 정재훈이 불펜에서 일시적으로 빠졌을 때는 김상현, 이재우, 임태훈 등의 구원진이 무리없이 경기 중·후반 마운드를 지켜주었다.
이렇게 상대적으로 약한 선발진에 탄탄한 불펜을 갖춘 공통점을 지닌 두산과 삼성이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만났다. '불펜 강팀'으로 불리는 두 팀의 대결은 어떤 양상을 띠며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벌써부터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조이뉴스24 /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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