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이 연장 14회 혈투 끝에 신명철의 2타점 2루타로 웃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도무지 승부를 알 수 없던 연장 14회초 신명철이 터뜨린 싹쓸이 2루타에 힘입어 7-4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잠실 원정을 1승1패로 성공적으로 마친 삼성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대구 홈으로 돌아가게 됐다.
두산은 9명이라는, 가동 가능한 모든 투수들을 쏟아붓고도 뼈아픈 역전패를 당해 적잖은 내상을 입었다.
두 팀은 하루를 쉬고 19일부터 대구로 장소를 옮겨 3연전을 벌이게 된다.
4-4 상황이 계속된 가운데 연장 14회 들어서도 삼성은 아웃카운트 두 개를 기록하며 힘없이 이닝을 끝마치는가 했다. 그러나 2사 후 채태인과 김창희가 두산의 여덟번째 투수 금민철로부터 연속안타를 뽑아내 1, 2루를 만들면서 분위기가 삼성 쪽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두산 벤치는 마지막 카드로 고졸 2년차 이용찬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결국 이것이 패착이었다. 연장 11회부터 대타 출장했던 신명철이 이용찬을 좌익수 옆으로 흐르는 2루타로 두들겨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며 지루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다음 박한이가 2루타를 날려, 3루까지 가 있던 신명철마저 홈으로 불러들인 것은 승리를 확인하는 쐐기점이었다.
공격의 포문을 먼저 연 쪽은 두산이었다. 3회말 1사 후 9번타자 전상렬이 기막힌 기습번트로 물꼬를 트자 이종욱이 우익선상 2루타로 뒤를 받쳐 2, 3루의 좋은 찬스를 엮어냈다. 다음 타자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2번 오재원. 오재원은 삼성 선발 에니스로부터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3루타를 날려 팀에 선제 2점을 안겼다. 고영민의 3루 땅볼 때 오재원은 홈까지 밟아 3-0을 만들어놓았다.
다음은 삼성의 반격 차례. 4회초 두산 선발 랜들의 제구력 난조로 4개의 볼넷을 얻어내는 가운데 박진만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만회했다. 7회초엔 1사 후 박한이의 빗맞은 행운의 내야안타를 시작으로 김재걸-양준혁까지 3연속 안타, 그리고 두산 5번째 투수 김명제의 폭투성 패스트볼 등으로 2점을 보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2사 3루서 그간 부진했던 최형우가 우중간 2루타를 터뜨려줘 4-3, 일단 역전에 성공했다.
두산 역시 저력 있는 팀. 돌아선 7회말 반격에서 이대수의 2루타와 채상병의 값진 적시타가 터져 4-4,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며 연장 승부를 예고했다.

하지만 두산은 마무리 요원 이재우마저 11회부터 13회까지 3이닝을 던져 소진한 상황에서 연장 14회에 이르자 더 이상 믿고 내보낼 투수가 없었던 것이 뼈아팠다. 반면 삼성은 13회부터 오승환을 투입할 수 있었고, 2이닝을 막아낸 오승환은 신명철의 결승타 덕에 승리투수의 영광까지 누릴 수 있었다.
조이뉴스24 /잠실=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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