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미우리 구단이 허락해도 이승엽은 WBC에 불참할 것이다."
이승엽(33, 요미우리)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 여부를 놓고 일본 언론들이 대체로 보이는 반응이다.
지난 20일(한국시간) WBC 사무국은 이번 제2회 대회 출전 16개국의 1차 예비명단(국가별 45명)을 발표했다. 이에 때를 맞춰 요미우리의 기요타케 히데노리 구단대표는 "우리팀 소속 외국인 선수들의 WBC 참가 의사를 존중할 것이다"는 발언을 했다.
요미우리 외국인 선수 가운데 WBC 자국 대표팀 예비명단에 든 선수는 이승엽 포함 번사이드와 마이클 나카무라(이상 호주) 등 3명이 있다. 기요타케 대표의 말대로라면 이들이 WBC에 출전하겠다면 구단은 허락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본 언론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엽이 WBC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포츠 호치', '스포츠 닛폰' 등 일본의 주요 스포츠전문지들은 21일 이승엽을 비롯한 요미우리의 외국인선수 3명이 모두 자국 대표 사퇴의사를 밝혔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구단의 허락 방침과는 상관없이 선수들 스스로 이미 대표 사퇴를 했고, WBC에 출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은 것이다.
'지지통신' 역시 '요미우리 외국인 선수, WBC 불참가 의향'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이같은 보도를 했다. '산케이 스포츠'는 한 술 더 떠 "한국은 이승엽, 박찬호 등 투-타의 축이 명단에서 빠져 평범한 라인업이 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요미우리 구단 대표가 굳이 'WBC 참가 의사를 존중하겠다'고 말한 이유는 뭘까. 지난해 부진했던 이승엽이나 치열한 선발투수 생존경쟁을 벌이는 번사이드는 시즌에 집중해야 하는 처지이고, 트레이드로 새롭게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은 마이클 나카무라도 입단 1년차부터 소속팀 훈련에 빠진 채 WBC에 출전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는 요미우리 측은 '본인 의사 존중' 카드를 제시해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행여 있을 지 모르는 책임론('구단에서 허락하지 않아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는 식의)에서 벗어나고자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본 언론들이 기요타케 대표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그럼에도 이승엽 등은 WBC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한 것이 힌트가 될 수 있다.
조이뉴스24 /손민석기자 ksonms@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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