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내며 곤욕을 치른 이승엽(33, 요미우리)은 새로운 다짐을 하며 2009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만사형통하길 바라는 이승엽이지만 그의 앞길에는 늘 그래왔듯 새로운 변수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4자리밖에 없는 팀내 1군 용병 엔트리, 그리고 1루수 포지션 경쟁이다.
이승엽은 일본진출 1년차였던 2004년 지바롯데 시절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팀내 주전자리는 그의 몫이었고, 요미우리 이적 후에도 최고 수준의 용병 대우(2007년 연봉 6억5천만엔)를 받는 등 순탄한 선수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최악의 타격부진에 빠지면서 이승엽은 요미우리 외국인선수 엔트리에 명패를 제대로 걸어두지 못했다. 100일 이상 2군 생활을 해야 했고, 1군에 있을 때도 주전경쟁에 내몰렸다. 전혀 예기치 못했던 루이스 곤잘레스에게 주전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겪었는가 하면, 곤잘레스가 금지약물 복용으로 쫒겨난 후에도 호주출신 투수 애드리언 번사이드와 1군 생존을 위해 치열한 다툼을 벌여야 했다.
2009년 이승엽에게는 강력한 용병 라이벌 한 명이 사라져(?) 일단 한 숨 돌리는 상황을 맞았다. 야쿠르트에서 이적해오자마자 지난해 4번 타자를 꿰찬 괴력의 알렉스 라미레스가 이제 용병이 아닌 일본인선수 취급을 받기 때문이다.(일본에서는 용병도 8시즌을 뛰고나면 일본인 선수와 동등한 자격을 얻는다)
요미우리가 이달 초순 야쿠르트에서 활약했던 딕키 곤잘레스를 영입했을 때도 그가 투수이기에 용병 경쟁에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요미우리는 세스 그레이싱어, 마크 크룬, 번사이드에 이어 곤잘레스까지 용병 투수가 총 4명 있다. 1군 엔트리에 용병은 4명까지 가능하지만 투수 또는 야수로만 4명을 모두 채울 수는 없다는 규정이 있다. 즉 4명의 투수는 자체 경쟁을 벌여 최소 1명을 밀어내야 한다. 야수인 이승엽과는 무관한 얘기.
그러나 예년에 비해 잠잠하던 요미우리가 최근 새 용병타자 영입 움직임을 보이면서 은근히 신경 쓰이는 일이 생겼다. 메이저리그에서 12년 뛴 경력이 있는 베네수엘라 출신 에드가르도 알폰소(35)를 다음달 미야자키 스프링캠프로 불러 입단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라는 현지 보도가 있었다.
알폰소는 메이저리그 12시즌 통산 타율 2할8푼4리에 1천532안타, 146홈런, 744타점을 기록한 거포형 타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베네수엘라 대표팀 명단에도 포함돼 있어 벌써부터 이승엽의 경쟁자로 취급받고 있다.
지난해 부진으로 이승엽은 주전 확약을 받지 못한 채 3루수에서 1루수로 포지션 변경을 고려하고 있는 오가사와라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새로 알폰소까지 가세하게 되면 용병 엔트리 경쟁과 1루수 주전경쟁을 이중으로 치러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2월1일 시작되는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때 선수들을 3개조로 나눠 맞춤형 훈련을 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승엽을 포함한 주전급 선수들은 A조에 포함돼 기량 극대화를 위한 훈련에 집중하게 되는데, 이승엽은 전지훈련부터 확실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조이뉴스24 /손민석기자 ksonms@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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