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다큐멘터리 '워낭소리'(감독 이충렬)는 7개관에서 상영을 시작했다. 개봉 3주째인 현재 40여개까지 상영관이 늘었다. 관객도 약 11만 명을 모았다. 독립영화계의 허리케인인 셈이다.
'워낭소리'는 국내 관객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데 이어 세계 최대 독립영화제인 미국 선댄스 영화제에도 초청받았다. 동서양 관객들을 모두 감동시킨 '워낭소리'의 힘은 무엇일까.

이충렬 감독은 이에 대해 "미국 관객들도 한국 관객과 생각이 똑같더라. 영화를 보고 고향 생각, 부모님 생각이 났다는 이들도 많고 사랑하던 동물을 떠올리게 해줘서 고맙다고 하는 관객들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인이든 미국인이든 사람이 갖는 보편적인 감성에 호소하기 때문에 '워낭소리'가 마음을 울린다는 것이다.
'워낭소리'에는 칠순이 넘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마흔 살이 넘은 소, 그들과 거의 비슷한 세월을 함께 해온 고물 라디오 등이 출연한다. 배경 역시 쇠락한 시골 풍경이다.
할아버지는 최신 농기구를 마다하고 아직도 재래방식으로 밭을 갈고 일을 그만해야 한다는 의사의 충고에도 밭을 떠나지 않을 정도로 고집이 세다. 수십년을 함께 살아온 할머니는 그런 할아버지가 답답한지 잔소리와 푸념을 늘어놓는다. 관객들은 노부부의 모습을 보며 우리네 부모를 떠올리고 왠지모를 죄책감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또 40년을 함께 해온 할아버지와 소의 관계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우정 보다 진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키우던 애완동물의 죽음을 경험해본 관객이라면 '워낭소리'를 보고 눈물을 훔치지 안을 수 없다.
이처럼 할아버지, 할머니와 소, 다 쓰러져가는 고향 마을의 풍경은 동서양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공통분모이자 이 세상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 울림'으로 관객 동원의 진정한 원동력이었다.
조이뉴스24 /유숙기자 rere@joynews24.com, 사진 조이뉴스24 포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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