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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 '10인의 축구' 정석을 보이다


축구는 11명이 하는 스포츠다.

하지만 꼭 11명이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축구에는 퇴장이라는 변수가 존재하고 있다. 다른 스포츠처럼 퇴장 당하면 일정 시간 후 다시 들어오거나 다른 선수가 대신 교체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경기는 진행된다. 그래서 축구 경기에서 10명이 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이따금 두 명이 퇴장당해 9명이 뛰는 경기도 있다)

10명이 뛰는 축구. 자주는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닥칠 수 있는 상황이라 '10인의 축구'를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만 한다. 10명으로 구사할 수 있는 최고의 전술과 전략, 그리고 선수 운영 방법으로 11명이 뛰는 효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14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진 '2010 동아시아선수권' 한국과 일본의 경기는 '10인의 축구' 전쟁이었다. 전반 40분 일본의 툴리오가 퇴장 명령을 받았고, 후반 6분 한국의 김정우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이후 경기 끝날 때까지 40여분의 시간을 한국과 일본은 10대 10으로 싸웠다. 그리고 한국이 3-1로 승리했다. 10명을 활용하는 전략에서 허정무 감독이 오카다 감독에 완승을 거둔 것이다. 허정무 감독은 10명이 해낼 수 있는 최대의 효과를 만들어내며 일본을 압도했다. 허정무호는 '10인의 축구' 정석을 선보인 것이다.

허정무 감독은 김정우가 퇴장 당하고 경기 흐름이 일본으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이자 후반 10분 투톱으로 나섰던 공격수 이승렬을 빼고 미드필더 구자철을 투입시켰다. 공격수 숫자를 하나 줄이고 미드필더 숫자를 늘려 중원에서 승부를 걸었다. 이동국을 원톱으로 세우는 4-4-1 포메이션이 가동됐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후반 15분엔 발이 느린 이동국을 빼고 빠르고 활동력이 풍부한 이근호를 투입시켰다. 10명이서 만들어내는 공격은 정석적인 플레이보다 빠른 역습을 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한 방의 역습을 성공시킬 적임자로는 이동국보다 이근호가 제격이라 판단한 것이다. 드리블 돌파와 스피드를 겸비한 이근호가 역습 위주의 공격 최선봉에 섰다.

10명이 만들어낸 빠른 역습은 후반 25분 결실을 얻어냈다. 김보경의 패스를 받은 김재성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든 것. 1골차 리드를 하던 한국은 3-1로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리고 후반 40분. 승부는 이미 결정된 것이라 판단한 허정무 감독은 더 이상의 골보다는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위해 김보경을 빼고 오장은을 투입시켰다. 허정무 감독은 수비적인 성향이 있는 오장은을 투입해 잠그기에 들어간 것이다. 결국, 허정무호는 이렇다 할 위기 없이 3-1로 경기를 잘 마무리지었다.

중원에 승부를 걸고, 빠르고 개인기 있는 공격수를 투입시키고, 승부가 결정된 걸 감지하고 걸어 잠근 허정무호 '10인의 축구'는 강하고 또 실용적이었다. 일본이 10명이 된 상태에서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다소 허둥대는 모습을 보인 것과는 비교가 됐다. 허정무호 '10인의 축구'가 숙적 일본을 침몰시킨 핵심 무기였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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