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식기자] 지난 겨울 마이크 나폴리(텍사스 레인저스)는 그야말로 환영받지 못한 '굴러온 돌'이었다.
라이벌 구단 LA 에인절스 포수로 뛰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트레이드된 뒤 나흘만에 다시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된 그 때문에 팀 터줏대감이자 클럽하우스 리더인 마이클 영이 궁지에 몰렸기 때문이다.
당시 텍사스는 지난해 지명타자로 활약한 뒤 재계약에 실패한 지명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힘깨나 쓰는 것으로 알려진 나폴리를 데려왔다.
그 때문에 2루수에서 유격수로, 유격수에서 3루수로 밀려난 뒤 다시 1루수로 밀려났던 영이 지명타자로 또 밀려나게 됐다. 포수로는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 속에 어차피 그를 써먹으려면 1루가 적격이기 때문에 또 다시 영이 손해를 볼 상황이 됐다.
1루수에서까지 밀리며 팀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던 영도 기어이 분노를 폭발시켰다.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이다.
구단주 놀란 라이언이 설득해 아무 일 없이 지나갔지만 이미 팬들에게 나폴리는 미운 털이 잔뜩 박힌 뒤였다.
그런 그가 올가을 텍사스의 영웅으로 다시 태어났다.
4일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벌어진 탬파베이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 1승1패의 균형을 이룬 상황에서 어느 한 쪽으로 무게 추가 기울어지는 게임이었다.
텍사스는 탬파베이 선발 데이비드 프라이스에게 눌리며 6회까지 0-1로 뒤졌다. 한 방이 절실할 때 나폴리의 묵직한 방망이가 돌았고 역전 2점 홈런이 터졌다.
기세가 오른 텍사스는 볼넷 두 개와 안타 한 개로 만루를 만든 뒤 조시 해밀턴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 4-1로 경기를 뒤집었다.
텍사스는 결국 4-3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올려 리그 챔피언십 진출에 1승만을 남겨 놓게 됐다.
물론 선발로 등판한 콜비 루이스도 6이닝을 1안타로 막아내는 호투를 했고 마무리 투수 나프탈리 펠리스는 4-3으로 쫓긴 8회 2사 1,2루 위기를 막아내며 팀 승리를 지켰다. 그래도 이날 최고 수훈선수는 역시 나폴리였다.
나폴리는 1패로 뒤져 있던 2차전에서도 1-3으로 뒤진 4회 만루 찬스에서 2타점 적시타를 쳐내 역전승의 발판을 놓기도 했다.
나폴리는 9월29일 LA에인절스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는 선제 솔로 홈런을 쳤고 1-1로 맞선 9회에는 2점 홈런을 날려 승부를 끝냈다. 이날 승리 덕분에 레인저스는 뉴욕 양키스가 아닌 탬파베이와 디비전 시리즈에서 맞붙게 됐고 홈어드밴티지도 갖게 됐다.
한편, 이날 경기서 탬파베이는 2-4로 뒤진 8회 데스몬드 제닝스의 솔로 홈런으로 3-4까지 따라붙고 세 개의 볼넷을 얻었지만 동점 추격에는 실패했다.
B.J 업튼이 2루 도루를 하다 아웃됐고 에반 롱고리아와 맷 조이스는 펠리스의 폭투로 각각 3루와 2루까지 진루했지만 벤 조브리스트가 삼진을 당했다. 또 9회에는 1사 1루에서 켈리 쇼팩이 3루수 앞 병살타를 쳐 마지막 기회도 살리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조이뉴스24 /알링턴=김홍식 특파원 di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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