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탕준상이 '무브 투 헤븐'과 '라켓소년단'으로 주연 합격점을 연달아 받았다. 특히 '무브 투 헤븐'에서는 아스퍼거증후군을 앓고 있는 쉽지 않은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들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큰 위로와 울림을 전했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이하 '무브 투 헤븐')은 아스퍼거증후군이 있는 그루(탕준상 분)와 어느 날 갑자기 그의 후견인이 된 상구(이제훈 분)가 유품정리업체를 운영하면서 죽은 이들이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남은 이들에게 대신 전달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탕준상은 아스퍼거증후군으로 인해 사람과의 관계에는 서툴지만 고인들의 마지막 흔적을 대하는 일에는 누구보다 진심을 다하는 그루 역을 맡아 이제훈, 홍승희, 지진희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또 최근 방송을 시작한 SBS 월화드라마 '라켓소년단'에서는 과거 천재 배드민턴 소년이었던 윤해강 역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연달아 주연을 꿰차며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는 탕준상의 연기 내공이 그 어느 때보다 빛나고 있다.
- 아스퍼거증후군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이런 증상을 가진 캐릭터가 국내외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져 왔다. 어떤 특정한 캐릭터를 따라했다기 보다는 해외 작품이나 영상을 보고 참고를 했다. 아스퍼거증후군도 넓고 다양해서 보여지는 증상이 다 다르기 때문에 감독님과 그루가 어떻게 보여야 할지, 시선 처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
- 유품정리사라는 직업도 남달랐는데 어떻게 접근을 했나.
"생소하고 잘 모르는 직업이었는데, 대본을 읽고 처음 알았다. 김새벽 작가님의 책을 읽고 비로소 이 직업에 대해 알게 됐다. 세상에 남겨진 유품을 전달하지만, 고인을 생각하고 진심을 다해 정리를 한다. 그런 마음을 책을 보고 참고했고, 연기를 할 때도 진심을 담으려 했다."
- 캐스팅 과정도 궁금하다.
"대본을 읽은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다. 제가 짧은 머리로 찍은 사진이 있는데, 감독님께서 그 모습이 그루 이미지와 비슷하다고 하셨다. 또 영화 '나랏말싸미'에서 제가 염불을 외우는 장면을 보시고 가오리 주문을 외우는 장면과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하셨더라. 내가 연기를 하면 어떻게 할까 하는 기대가 컸는데 막상 캐스팅 이후에는 '앞으로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에 기대 반 걱정 반이 됐다."
- 그루를 연기하면서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웠고 안 풀렸었나.
"감정을 억누르기 힘들었을 때가 있다. 머리 속으로 생각하고 연기를 하는데, 그것이 어긋나거나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없었을 때도 있었다. 가오리 주문을 외울 때 맞나 싶기도 하고. 처음 확신이 없어서 안 풀린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께서 확신을 주셨다."
- 자신만의 색깔로 그루를 만들기 위해 기울인 노력은 무엇인가.
"비슷한 느낌의 역할이 많지만, 다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보여지는 모습이 다를 수 있다. 그 역할을 누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또 달라진다. 그루 역시 제 목소리와 얼굴로 표현하다 보니 색이 다를 수 있다. 그루는 감정 표현이나 변화가 적지만 아빠가 돌아가시고 낯선 삼촌을 만나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접하면서 톤이 올라가고 당황도 한다. 그런 것을 시선 처리 같은 것으로 표현하기 위해 연구를 했고, 감독님과도 얘기를 많이 나눴다."
- 대사가 굉장히 많은 캐릭터였는데 이 부분에서는 어렵지 않았나.
"처음 대본만 봤을 때는 많은 대사 때문에 '어느 세월에 외워서 연기로 표현하나' 걱정을 했다. 만약 공부를 한다고 하면 죽어도 안 외워졌을텐데, 대사를 외워서 연기를 하려고 하니까 굉장히 잘 외워지더라. 몰입을 많이 해서 그런지 몰라도 대사를 외우는 것에서는 어렵거나 힘들지는 않았다."

- 상구 역의 이제훈 배우와 케미가 회를 거듭할수록 더 많이 빛이 났다. 함께 호흡해본 소감은 어떤가.
"상투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케미가 정말 좋았다. 그래서 형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같이 연기를 하면서 연기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배우 생활을 해야 하는지, 심리적인 안정을 얻었다. 잘 모르고 궁금한 것을 여쭤보면 저의 입장에서 공감해주시고 얘기도 해주셨다. 촬영 기술 같은 것도 옆에서 보고 많이 배웠다. 친해지다 보니까 촬영할 때마다 이것저것 많은 얘기를 나누며 케미를 쌓아갔다. 그런 모습이 잘 보여져서 좋았고 감사드린다."
- 이제훈 배우가 출연한 SBS '모범택시'는 본 적이 있나? 또 이제훈 배우의 연기에서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모범택시'는 본방으로 정말 재미있게 봤다. '무브 투 헤븐' 촬영하면서도 기술적인 부분, 능청스럽게 상황을 잘 살리시는 걸 보고 진짜 많이 배웠다. 현재 촬영 중인 '라켓소년단'에서도 형 연기하는 걸 참고해 그 느낌을 따라한 것도 있다."
- 첫 드라마 주연작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는데 소감은 어떠한가. 또 '무브 투 헤븐'의 반응을 찾아봤는지도 궁금하다.
"제가 나이가 아직 안 되다 보니 작품을 보진 못했고, SNS나 인터넷을 통해 반응들을 찾아봤다.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진실된 마음을 잘 알아주시고, 따뜻한 감동과 위로를 느끼신 것 같아서 굉장히 감사하고 뿌듯하고 행복하다. 특히 이제훈 형과 같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영광이다."
- 그루를 연기한 이후 본인에게도 변화가 생긴 부분이 있나.
"주위 사람들을 더 신경쓰고 연락을 하고, 꾸준히 주변을 둘러보게 된 것 같다.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더 열심히 깨끗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무브 투 헤븐'에 이어 '라켓소년단'으로 바로 시청자들을 만나게 됐는데 각기 다른 매력의 캐릭터라 배우로서의 소감도 남다를 것 같다.
"'라켓소년단' 해강이는 그루와 180도 다르다. 그루는 귀여운데 해강이는 카리스마도 있고 능청스러움도 있다. 열심히 촬영하고 있는데, '무브 투 헤븐'과는 또 다른 능청꾸러기 같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저로서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