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서른, 아홉'의 유영아 작가가 보는 서른아홉 살은 어떤 나이일까.
JTBC 새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극본 유영아/ 연출 김상호)은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현실 휴먼 로맨스 드라마다.
유영아 작가는 "애정을 가지고 오래도록 놓지 못한 시나리오"라며 영화 시나리오로 출발했던 '서른, 아홉'의 집필 비하인드를 밝혔다. 당시에는 '서른, 하나 둘 셋'이란 제목으로 세 친구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내용이었다고.
전작 '남자친구'를 집필한 후 다음 드라마를 구상하던 중 '이 작품을 드라마로 바꿀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 유 작가는 한 단편소설 속에 나오는 입양아 청년에 가슴 깊이 차오르는 감정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자신의 일을 하며 열심히 살고 있지만, 저 역시도 순탄한 어린 시절을 지내지 못해서 그런지 기저에 깔린 '존재의 불안함'이 크게 공감으로 다가왔다"라며 세 친구의 이야기에 입양아라는 화두를 녹인 지금의 '서른, 아홉' 탄생 배경을 전했다.
그렇다면 드라마 제목을 '서른, 아홉'으로 변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지, 서른아홉 살이란 나이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궁금해진다. 이에 대해 유 작가는 "제가 20대 초반일 땐 서른은 꽤 근사해 보였다. 스물아홉이 되면 기대가 될 것 같았다"라고 운을 뗐다. "하지만 막상 되고 보니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그냥 살아내는 것이 숨차고 고달파 별다른 정서를 느끼지 못했다. '서른은 뭔가가 되어 있기에 이른 나이구나. 더 격동해야 하는 나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그 시절 느낀 감정을 털어놨다.
이어 유 작가는 "하지만 서른아홉이 되었을 땐 달랐다. 곧 마흔이라는 생각에 부담이 됐다. 마흔은 불혹이라며,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지만 365일 혹하는 나이가 오히려 마흔 같다. 그 목전에 있는 긴장 가득한 나이, 서른아홉을 그려보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이제 마흔아홉이 되어 쉰을 목전에 두고 있자니, 서른아홉도 청춘이다"라는 소회 속에는 지난 시절을 향한 애정 어린 그리움이 묻어났다.
또한 시한부, 입양아 등 무거운 소재들을 가볍게 다루지 않으면서도 진정성을 가지고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유 작가는 "언젠가 책에서 읽었다. 사람들에게 자동차를 바꿨을 때나 집을 샀을 때 오는 행복함은 생각보다 유효기간이 짧다고 한다. 또한 인간관계가 얽혔을 때 오는 불행함은 깊숙이 파고들어 오래도록 지속된다고 한다"라며 "어쩌면 우리가 어려움에 흔들릴 때 가장 큰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건 돈과 명예가 아니라 주변인들과의 솔직하고 따뜻한 소통이지 않을까? 내가 시한부든 입양아든 존재감이 있든 없든 진솔한 관계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라고 묵직한 메시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유 작가는 "'서른, 아홉'은 배우들이 주된 동력이다. 너무나 감사한 캐스팅이다"라고 배우들을 향한 아낌없는 찬사도 표했다. "기존 캐릭터보다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주신 배우들의 연기에 깜짝 놀랐고 매우 감사하다. 제가 생각하며 썼던 인물보다 아름답고 탁월하고 유쾌하여 역시 최고의 배우들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해 따뜻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을 기대케 했다.
'서른, 아홉'은 오는 16일 첫 방송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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