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19, 바르셀로나)의 '깜짝 이벤트'가 화제다.
메시는 자신의 월드컵 데뷔전서 잉글랜드 축구팬들에게 20년전의 '악몽'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벤트'를 단행했다. 자신을 통해 새삼 마라도나를 떠올리게 한 것이다.
메시는 16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독일 겔젠키르헨의 벨틴스아레나에서 열린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2006년 독일월드컵 C조 2차전에서 후반 30분 교체 출전해 15분간 1골 1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화려한 월드컵 데뷔 무대였다.
이날 메시는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이 왜 '제2의 마라도나'로 불리는 지를 증명했다.
하지만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메시의 활약상 보다 그의 축구화를 더 주목했다. 메시의 축구화에는 "1986년 신의 손(The Hand of God '86)"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신의 손'이란 마라도나가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잉글랜드와의 4강전에서 핸들링 반칙 논란을 일으켰던 헤딩골을 가르킨다.
당시 잉글랜드 선수들은 마라도나가 주먹으로 공을 쳤다며 핸들링임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기후 마라도나는 "신의 손이 넣은 골이었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물론 '신의 손' 사건은 마라도나가 잉글랜드 선수 9명을 단독 돌파, 골키퍼까지 제치고 넣은 환상적인 두번째 골로 인해 완벽하게 무마된 바 있다.
지난해 마라도나는 "신의 손 운운한 것은 나의 자만이었다. 신이 우리를 도와 승리한 것은 확실하지만 골을 넣은 것은 내 주먹이었다"고 말하며 뒤늦게 자신의 뻔뻔스러운 행동을 인정했지만 이미 오랜 세월이 흐른 뒤였다.
잉글랜드로서는 잊고 싶은 20년 전의 기억을 새삼 들춰낸 메시의 축구화. 이는 명백히 아르헨티나의 '최대 라이벌'인 잉글랜드 축구팀을 도발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것이 잉글랜드 현지의 반응이다. 그러나 큰 동요는 없다.
17일 잉글랜드 '미러'에 따르면 잉글랜드 축구 서포터연맹의 캐빈 마일스 씨는 "메시의 행동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 모든 것이 경기의 일부일 뿐이다. 내가 할 일은 없다. 단지 대표팀이 경기장 안에서 복수하면 그 뿐이다"고 초연한 태도를 보였다.
1986년 아르헨티나전 당시 마라도나와 유니폼을 교환했던 전 잉글랜드 대표팀 출신 스티브 홋지 씨는 "메시는 정말 훌륭한 기량을 갖춘 선수다. 그가 그런 축구화를 신었다고 비판할 마음은 전혀 없다. 이미 너무 오래 전 일이고, 축구화는 단지 축구화일 뿐이다"고 말했다.
월드컵 데뷔 무데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팬들에게 마라도나의 이전 플레이를 떠올리게 만든 '제2의 마라도나' 메시. 20년전 마라도나가 그랬듯 메시가 이번 월드컵서 아르헨티나 돌풍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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