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태훈을 마무리로 고려 중이다."
두산 마운드가 후반기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마무리를 맡았던 정재훈(27)을 선발로 돌렸는가 하면 중간셋업맨 역할을 충실히 해낸 신인 투수 임태훈(19)에게 뒷문을 맡길 예정이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14일 문학 SK전에 앞서 "후반기에는 정재훈을 선발로 꾸준히 내보낼 생각"이라며 "마무리는 임태훈을 내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오스의 뒤를 잇는 랜들의 팔꿈치가 안좋은 상태지만 다소 파격적인 선수운용이다.
이날 지난 2004년 8월 11일 마산 롯데전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선발로 나선 정재훈은 2개의 안타만을 허용했지만 홈런 1개를 포함해 6개의 사사구를 남발하며 4실점(2자책점)했다. 4회도 넘기지 못한 3.2이닝만 던졌다.
김 감독은 "마무리가 선발로 나서면 기분을 전환할 수도 있고 실력을 되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정재훈의 선발 전환이 한시적일 수 있음을 언급했다. 하지만 경기 후 "점수를 준 것과는 상관없이 후반기에 선발로 쓰겠다"고 강한 신임을 보냈다.
정재훈은 지난 2003년 입단해 2005년부터 붙박이 마무리로 활약하며 그 해 30세이브, 지난해 38세이브를 올렸다. 올 시즌도 18세이브(2승1패)로 이 부문 4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정재훈의 선발 전환에 따라 임태훈이 마무리로 돌아서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 임태훈에게 마무리 보직을 맡기기 위해 정재훈을 선발로 돌린다는 표현이 맞다.
김 감독은 시즌 초부터 '어리지만 타자를 상대할 줄 아는' 임태훈의 마무리 전환 가능성에 대해 계속 언급해왔다. 당돌할 정도로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피칭이 마음에 들었다. 또 연투에도 빨리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은 더욱 매력적이었다.
임태훈은 지난달 14일 잠실 롯데전에서는 1이닝 동안 2개의 삼진을 잡아낸 끝에 생애 첫 세이브까지 기록했다. 정재훈이 37.1이닝 동안 39개의 삼진을 잡아낸 것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임태훈의 기록(67.1이닝 동안 58개의 삼진)은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마무리로 써도 훌륭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임태훈이 빠진 셋업맨의 구성은 이승학 김승회 노경은 금민철 원용묵 김덕윤 등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이며 후반기부터 1군 엔트리 포함이 예상되는 구자운에게 임태훈의 역할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최근 임태훈과 관련해 '혹사논란' 속에 주어졌던 '무조건 이틀휴식'은 차츰 사라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임태훈의 마무리 전환은 현대 조용훈과 벌이는 신인왕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개인성적과 함께 팀 성적도 좌우되겠지만 경기를 마무리짓는 강인한 인상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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