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투팬들의 큰 기대를 모았던 미르코 크로캅(34, 크로아티아, 팀 크로캅)과 알리스타 오브레임(28, 네덜란드, 골든글로리)의 빅매치가 '노컨테스트(무효경기)' 판정으로 허무하게 끝났다. 크로캅은 고통스러워했고, 오브레임은 아쉬움의 탄식을 뱉어냈다.
크로캅은 23일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서 열린 '드림.6 미들급 그랑프리 결승전' 헤비급(93.1kg 이상) 원매치서 오브레임과 회심의 복귀전을 치렀으나 불의의 로블로 공격에 경기 불능 상태에 빠져 '노컨테스트'라는 수모를 겪었다.
사실 경기는 시종일관 오브레임의 우세로 진행됐다. 프라이드 미들급에서 활약하다 드림 헤비급으로 증량한 오브레임의 파워는 상상 이상이었다. 폴 부엔텔로, 이태현, 마크 헌트까지 잡아내며 최근 승승장구한 오브레임의 기세는 허울만이 아니었던 것.
오브레임은 경기 내내 그라운드 전략으로 크로캅을 몰고 갔다. 그리고 1차 목표인 그라운드 포지션을 장악하자 오브레임은 그 기세에 날개를 달았다.
크로캅을 가드 포지션으로 몰아넣은 후 오브레임은 긴 리치를 이용해 탑포지션에서 끊임없이 파운딩을 퍼부었고, 가드를 단단히 한 크로캅도 이를 모두 방어해낼 순 없었다. 결국 크로캅의 왼쪽 눈가가 찢어지며 출혈이 발생, 닥터 스톱까지 받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이후에도 경기의 양상은 마찬가지였다. 오브레임은 크로캅과 그라운드에서 끝장을 보려는 듯 압박을 계속했고, 크로캅은 방어하기에 급급했다. 이 와중에 크로캅의 출혈이 심해져 '돈 무브(don’t move)' 상황서 또 다시 닥터 체크를 받는 등 경기는 오브레임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이후 그라운드 상황서 완벽한 결정타를 잡아내지 못한 오브레임은 결국 브레이크 선언을 받았고, 두 선수는 다시 스탠딩 상태로 마주서게 됐다.
하지만 이것이 크로캅에게는 오히려 불운이었다. 오브레임은 크로캅과의 정면 타격전을 피하고 끊임없이 달라붙으며 니킥을 퍼부었고, 증량한 오브레임의 파워에 밀린 크로캅은 보디를 노린 니킥에 속절없이 노출될 뿐이었다. 이런 가운데 오브레임의 니킥이 크로캅의 낭심에 적중됐고, 크로캅은 한동안 고통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겨우 고통을 수습하고 재개된 경기서 또다시 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오브레임이 다시 크로캅을 클린치 한 후 니킥으로 급소를 가격, 비명을 지른 크로캅을 메치며 테이크다운까지 성공시킨 것. 하지만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시마다 레프리는 로블로 공격이라고 판단, 오브레임에게 경고를 줬고 크로캅에게는 닥터 체크까지 받게 했다.
두 차례 로블로 공격에 이미 크로캅은 경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경기 초반부터 오브레임의 끊임없는 그라운드 압박에 체력도 고갈된 데다 로블로에 의한 고통도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크로캅은 5분여가 지나도 링바닥에서 일어서지 못했고, 시마다 레프리는 마이크를 통해 "오브레임의 급소 공격에 크로캅 선수가 경기를 할 상태가 아니다. 고의가 아닌 관계로 룰에 따라 이 경기는 노컨테스트 판정을 내린다"고 공식적으로 발표, 경기를 급히 마무리지었다. 1라운드 6분 9초만의 일이었다.

한편, 경기 후 한참을 링에서 머뭇거린 오브레임은 "난 크로캅을 쓰러뜨리기 위해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하지만 이렇게 돼서 유감"이라고 무효 경기 판정에 아쉬움을 드러낸 후 "내가 드림 넘버원이라는 것을 다음 경기서 반드시 보여주겠다"고 차기전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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