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앞에만 서면 난 왜 작아지는가~' LG가 두산만 만나면 속절없이 무너지는 징크스를 이어가고 있다.

LG는 지난 7일 잠실라이벌 두산과의 시즌 11차전에서 9회말 역전패하며 분루를 삼켰다. 이날 중간계투진으로 활약한 옥스프링과 위기를 막기 위해 9회말 2사 이후 긴급 투입된 정재복은 각각 고영민과 김동주에게 동점타와 결승타를 허용하며 3-4로 역전패, 또 한번 두산에게 약한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LG는 6일 경기서도 두산에게 귀중한 1승을 내줬다. LG 타선은 당시 두산 선발 랜들에게 2점을 뽑아내는 데 그친 반면 두산에서 트레이드 해온 이재영은 친정팀에게 5⅓이닝 동안 1홈런 포함 11안타를 두들겨맞고 8실점하며 강판당했다. 결국 LG는 2-10으로 대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올 시즌 들어 LG는 유독 두산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팀이 하위권(7위)에 머무른 탓에 전반적인 팀간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두산과는 11번 싸워 3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4월 12일과 13일, 그리고 지난달 28일 거둔 승리 외에는 모조리 패하며 두산 상승세의 제물이 됐다. 두산전 승률 2할7푼2리. 잠실벌을 달구는 라이벌전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많은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올 시즌 외에도 LG는 줄곧 두산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1999년 OB에서 두산으로 바뀐 후 LG는 현재까지 두산과 통산 전적 64승 112패(2무)를 기록했다. 2000년(10승 9패)을 제외하고는 매년 상대전적에서 열세에 놓였고, 통산 승률도 3할6푼3리에 그치고 있다.
사실 OB 시절에는 LG가 우세를 보였다. MBC(LG의 전신, 82~89) 시절에는 OB와 80승 77패 5무를 기록, 박빙의 승부를 벌였고, LG로 팀이 바뀐 후(90~98)에도 OB에게 104승 73패 5무로 우위에 섰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타이론 우즈와 김동주 등 걸출한 타자들이 맹활약한 두산이 조금씩 LG에게 우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현재는 예전의 관계를 완전히 뒤집으며 한 수 위의 전적을 기록 중이다.
LG가 한 동안 두산의 기세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두산은 선발 로테이션이 완전히 붕괴된 5월과는 달리 김선우와 신입용병 레이어가 랜들, 김명제와 함께 마운드에 안정을 가져다줄 분위기인데다 임태훈 이재우 금민철 등 셋업맨들이 맹투하고 있다. 최근 5연패하는 동안 침체된 타선 역시 6일부터 시작된 LG전을 기점으로 부활하면서 두산은 다시 롯데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섰다.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유한 두산에게 LG가 올 시즌 '천적' 관계를 깨뜨릴 수 있을까. 중위권 도약을 위해 갈 길 바쁜 LG가 두산에게 자꾸 발목을 잡히며 주춤대고 있다.
조이뉴스24 /권기범 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