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이 적지에서 2연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8부 능선을 넘어섰다.
삼성 라이온즈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0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채태인의 홈런과 박진만의 결승타, 그리고 절묘한 계투작전을 앞세워 4-3, 짜릿한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원정 2연승을 거둔 삼성은 1승만 보태면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내는 절대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놓고 가뿐하게 홈구장으로 향하게 됐다.
반면 롯데는 에이스 손민한을 내세우고도 찬스 때 집중타가 터지지 않는 답답한 공격을 보인 끝에 분패했다. 2점 뒤진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상대 마무리 오승환으로부터 1점을 뽑아내는 막판 뒷심을 보였지만 결국 한 점 차로 지고 말았다. 롯데는 8년 만의 가을야구에서 일찍 밀려날 수도 있는 벼랑 끝에 내몰렸다.
전날 19안타를 폭발시키며 타력으로 대승을 이끌어냈던 삼성은 이날 2차전에서는 탄탄한 불펜진을 풀가동하는 특유의 '지키는 야구'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용병투수 에니스를 선발 등판시켰지만 어차피 오랜 이닝을 기대하지 않은 삼성 벤치였다. 2회 1점을 뽑아 리드를 잡은 다음 3회말 에니스가 1실점하고 계속해서 2사 2, 3루 위기에 몰리자 즉각 '불펜 에이스' 정현욱을 투입했다. 정현욱은 기대대로 강민호를 삼진으로 잡고 불을 끈 후 3.1이닝을 롱릴리프하며 2안타 1실점으로 버텨줬다.
7회초 박진만의 2타점 2루타로 4-2로 앞서게 되자, 권혁-안지만에게 7회를 맡긴 후 8회가 되자 미련없이 특급 마무리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오승환은 9회 김주찬에게 2루타를 두들겨맞고 1점을 내줬지만 이인구를 삼진, 조성환을 우익수플라이로 잡아내며 어렵사리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정현욱과 오승환에게는 승리투수와 세이브의 영광이 돌아갔다.
마운드의 안정은 타선의 집중력을 불러왔다. 2회 2사 후 채태인의 2루타와 조동찬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삼성은 1-1 동점이 된 후인 4회초 채태인이 롯데 선발 손민한으로부터 우월 솔로홈런을 작렬시켜 다시 리드를 잡았다.

롯데의 반격으로 또 2-2 동점이 됐지만 삼성의 저력은 대단했다. 7회초 박석민의 안타와 양준혁의 2루타, 그리고 진갑용의 고의4구로 얻어낸 1사 만루 찬스에서 박진만이 롯데의 3번째 투수 최향남을 좌측 펜스를 때리는 2루타로 두들겨 두 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롯데는 손민한이 4.2이닝 5피안타 2실점하고 예상보다 다소 일찍 강판하긴 했지만 투수들이 달아오른 삼성 타선을 그런대로 잘 막아낸 편이었다. 또한 1, 2번에 포진한 김주찬과 이인구가 나란히 4안타씩 쳐내며 부지런히 찬스도 엮어냈다.
하지만 시즌 팀내 리딩히터였던 3번 조성환이 5차례 타석 모두 누상에 주자를 둔 상황에서 3번의 삼진과 1차례 병살타, 그리고 외야플라이로 물러나며 공격의 흐름을 끊은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 이대호가 3회 적시타로 1타점을 올리며 겨우 체면치레만 했을 뿐 가르시아도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장타력이 실종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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