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절묘한 때에 눈이 내리네요."
7일 오후 2시 수원 빅버드(수원 월드컵경기장의 애칭)에서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챔피언결정 2차전' 수원 삼성-FC서울의 경기가 열리기 두 시간 전, 눈밭이 된 그라운드를 살핀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묘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K리그를 마무리하는 최고의 잔치에 영하권으로 떨어진 날씨도 그런데 눈까지 내려 관중몰이에 최악의 조건을 고루 갖췄기 때문.
눈 때문에 머리 아파하기는 수원 구단도 마찬가지. 구단 전 직원이 동원됐고, 모기업 계열사인 에버랜드에서 열기로 눈을 녹이는 기계까지 공수해 그라운드에 쌓인 눈을 치우며 경기에 지장을 주기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수원은 올 시즌 유독 빅클럽과의 경기에서 날씨로 인한 손해를 많이 봤다. 7월 2일 서울과의 경기에서는 2만3천명, 같은 달 20일 성남전에선 1만9천명이라는 적지 않은 관중이 들어왔지만 비가 와 평소보다 1만 이상은 관중수 면에서 손해를 봤다.
경기를 앞두고 수원은 홈, 원정 가리지 않고 4만 관중이 들어찬 경기에서는 무패를 기록했다며 보도자료를 보내기도 했다. 대관중 앞에서는 빅버드가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힘이 있는 만큼 많은 관중이 찾아와 수원의 우승을 지켜보기를 기원했다.
거짓말처럼 경기 시작 30분을 앞두고 언제 눈이 내렸냐는 듯 하늘은 맑게 갰다. 이를 본 연맹 관계자는 "오려면 빨리 오고 그치지 참 절묘하게 눈이 내렸다"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쌀쌀하고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에는 4만1천44명의 관중이 찾았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최다관중이 최고의 라이벌전을 지켜봤다. 두꺼운 점퍼는 기본, 담요와 핫팩 등으로 몸을 녹이면서도 축제를 맘껏 즐겼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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