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의 실패 끝에 드디어 수원 삼성이 우승을 상징하는 네 번째 별을 가슴에 달았다.
수원은 7일 오후 수원 '빅버드'(수원 월드컵경기장의 애칭)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챔피언결정 2차전' FC서울과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며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올 시즌 시작과 함께 수원은 김남일(빗셀고베), 안정환(부산아이파크) 등 경험 많은 선수가 대거 이적해 전력 누수가 우려됐다. 부산에서 안영학을 영입한 것이 전력 보강의 전부였다.
2006년 후기리그 우승 자격으로 성남 일화와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을 치렀지만 2패로 준우승,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일격을 당해 무관의 제왕에 그쳤던 수원이기에 올 시즌 과연 이들 없이도 잘 해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게 했다.
그러나 시즌 시작과 함께 18경기 무패(15승3무, 컵대회 포함) 행진을 달리며 강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던 수원은 올림픽 휴식기 이후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며 연패를 거듭, 한때 1위 자리를 서울에 내주기도 했다.
이런 위기 때 2군 경기에 주로 나서며 기다림을 계속했던 선수들이 맹활약하며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메워줬다. 이들로 인해 수원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서울에 골득실로 앞서 1위로 정규리그를 끝낼 수 있었다.
수원의 우승에는 이름값 있는 선수들을 버리고 오로지 실력 위주로 출전선수를 구성했던 차범근 감독의 생각 전환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주장 선임에서부터 직선제로 선출하게 하며 기존의 임명제에서 탈피하는 신선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믿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패한 경기에서는 오히려 잘했다며 선수들을 독려해 사기진작에도 앞장섰다. 한편으로는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아쉬움을 표시하는 양면 전술을 구사해 경쟁력을 높였다.
전술적으로도 차 감독은 4-3-3부터 4-4-2, 3-5-2 등 유연성을 발휘해 빠른 대응으로 상대방을 정신없게 했다.
바탕에는 이정수-마토-곽희주로 이어지는 리그 최정상 중앙 수비수들이 존재해 가능한 일이었다. 이중 이정수, 곽희주는 측면 풀백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 차 감독의 전술적 유연성을 더욱 높였다.
미드필드에서는 조원희를 중심으로 리그 초, 중반까지는 신인 박현범이 휼륭하게 파트너 역할을 소화했다. 좌우 측면에는 김대의, 송종국 등이 노련하게 공수에 균형을 맞춰줬다.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이관우, 파랑새 백지훈이 최전방의 에두, 신영록, 서동현의 골 퍼레이드를 지원했다.

리그 후반 이정수, 박현범, 이관우, 신영록 등 각 포지션에서 부상자가 속출하자 2군에서 차 감독의 부름을 기다리던 수비수 최성환, 미드필더 홍순학, 최성현, 공격수 배기종 등이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주전으로 올라섰다.
서포터 그랑블루를 중심으로 한 관중 열기도 K리그 최고 팀을 받침했다. 매 경기 새로운 카드섹션 응원으로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는 사상 최대의 응원전을 펼쳐 우승에 한 몫 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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