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의 '아이콘'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가 없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상상할 수 없다.
박지성이 그라운드 안에서 보여주는 존재감, 그라운드 밖에서 보여주는 카리스마, 그리고 주장으로서의 역할. 박지성이 현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너무나 크다. 그래서 박지성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이영표의 말을 빌리자면 '하늘과 땅' 차이다.
하지만 박지성의 크나큰 존재감을 마냥 좋아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박지성의 존재감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박지성에 너무나 많은 것을 기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지성의 영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어쩌면 허정무호의 경쟁력은 줄어들 지도 모른다. 박지성 한 선수에 모든 것이 집중되는 것은 대표팀을 위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박지성이 없다면? 박지성이 월드컵에 출전할 수 없다면? 박지성이 만에 하나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허정무호는 절망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핵심 전력의 이탈에 망연자실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래서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이 시점부터 박지성이 차지하고 있는 영향력을 어느 정도 나눠가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박지성의 어깨에 놓인 큰 짐을 다른 선수들이 나눠 질 필요가 있다. 박지성 하나에 허정무호의 운명을 걸 수는 없는 일이다. 박지성이 없을 때도 대비해야만 한다.
지금이 너무나 좋은 기회다. 박지성은 살인적인 일정과 팀 내 적응을 위한 배려로 이번 파라과이전(12일)을 준비하는 대표팀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박지성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깨우치고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을 준비하면서 박지성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박지성의 비중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허정무호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허정무 감독은 박지성이 없는 대표팀을 준비하고 있었다. 9일 파주NFC에서 만난 허정무 감독은 "박지성이 없는 것이 오히려 빠져 있을 때를 대비할 수 있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부상으로 또는 컨디션 저하로 빠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대체요원이 필요하다. 이번 기회를 본선을 대비하는 기회로 만들어가야만 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허정무호 태극전사들 역시 박지성이 없는 대표팀에서 그의 공백을 메우려, 박지성의 짐을 함께 나누려 노력하고 있었다.
'왼발의 달인' 염기훈(울산)은 "박지성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박지성은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는 스타일이다. 차이가 크다. 그렇지만 박지성이 없어 경기에 뛸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 같다. 내가 박지성이 없는 자리를 조금이라도 메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범석(울산)은 "박지성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다. 박지성이 없는 자리가 크겠지만 없는 대로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근호(주빌로 이와타) 역시 박지성의 공백을 걱정했지만 메울 수 있다고 다짐했다. 이근호는 "박지성은 주장 역할 등 대표팀에서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라운드 안에서도 존재감이 크다. 상대 수비들 역시 박지성을 의식한다. 하지만 박지성이 없어도 우리는 다른 선수들이 능력이 있고,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 역할을 해내면 메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맏형' 이운재(수원)는 "박지성이 리그가 시작되는 시점이라서 감독이 배려를 했다. 박지성 자리를 다른 선수가 하면 경험도 많아지고 결국 한국 축구는 발전한다. 박지성을 뛰어넘는 선수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허정무호의 '중심' 박지성이 없는 지금, 허정무호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조이뉴스24 /파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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