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 장거리 종목의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선 이승훈(22, 한국체대)은 얼떨떨한 듯 굳은 인상으로 기자회견에 임했다. 뜨겁기 그지 없는 취재열기 탓이었다.
이승훈은 2일 인천공항 CIP 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대한민국선수단 귀국 기자회견장에서 메달 획득 소감과 함께 밴쿠버의 감동을 국민들에게 전했다.

이승훈은 놀라운 표정을 금치 못했다. 입국장부터 수많은 시민들의 연호를 들은 이승훈은 기자회견장을 가득 메운 취재진의 열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말할 때마다 터지는 플래시 세례에 이승훈의 눈도 동그래졌다.
하지만 주어진 질문에는 차분히 답해 취재진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승훈은 "처음 올림픽에 출전해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게된 게 놀랍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국 소감을 전했다.
이승훈은 "올림픽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나은 기량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부담없이 경기를 했다는 점"이라며 "앞으로도 상대선수와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만 이기면 더 좋은 기록이 따라오지 않겠느냐"고 발전을 약속했다.
또 이승훈은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있으면 빙상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국 빙상의 미래를 위한 부탁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승훈은 밴쿠버에서 메달 획득 후 모태범과 함께 서울 시내를 활보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사람들이 알아보는지 (모)태범이하고 거리를 활보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 분위기가 좋다. 계획대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승훈은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빙속 장거리 종목의 새 역사를 쓴 선수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지난해 7월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올림픽에 출전한 이승훈은 당초 5위권 진입이라는 목표를 넘어 10,000m에서 금메달, 5,0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물론, 10,000m에서는 장거리 세계기록(12분41초69) 보유자인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코스를 중복 주행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러 도움(?)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승훈은 올림픽 신기록을 경신(12분58초55)하는 등 충분히 금메달을 획득할만한 자격을 갖추며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이뉴스24 /인천공항=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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