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헤다 가블러' 이영애 "약속 취소하고 연습만⋯자연스레 살 빠져"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연극 '헤다 가블러' 이영애가 32년 만의 무대 복귀에 대한 부담감과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는 "무대 오르기 3시간 전엔 아무것도 안먹는다"며 "다이어트가 필요하면 연극을 해야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13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진행된 연극 '헤다 가블러' 인터뷰에서 이영애는 "오랫동안 연극을 해온 배우 백지원이 나의 강점으로 '무대 위에서 틀려도 쫄지 않는다'고 하더라"라면서 "언젠가 멘탈이 나가서 대사를 잊어버린 적이 있는데 혼자서 웃으며 넘어갔다. 그렇게 무대 위 나만의 노하우가 생기고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32년 만에 복귀한 무대는 녹록지 않았다. 이영애는 "가장 힘든 건 기침 참기"라면서 "한번은 에일레트와 쇼파에 앉아 감정연기를 하는데 기침이 나올것 같더라.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고, 속으로 '살려달라'고 외쳤다"고 라이브 연기의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무대 오르기 3시간 전부터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혹시라도 화장실에 가고싶어지면 안되니까. 그래서 살이 좀 빠졌다"며 "앞으로 다이어트가 필요하면 연극을 해야겠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연극 '헤다 가블러'는 배우 이영애의 32년 만의 연극 복귀작이자, LG아트센터 개관 25주년 기념 제작 연극이다. 헨리크 입센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헤다 가블러'는 억압된 시대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한 여성의 내면을 집요하고 섬세하게 파고든 고전 명작이다.

'헤다 가블러'는 아름답고 당당한 헤다가 학문밖에 모르는 연구자 조지 테스만과 충동적으로 결혼 후, 지루하고 답답한 일상에 권태를 느끼며 시작된다. 그러던 중, 과거의 연인 에일레트가 재기에 성공해 나타나고, 그 곁에 헤다가 무시하던 동문 테아의 존재가 있었다는 사실에 혼란을 느끼게 된다. 한편, 헤다의 심리를 꿰뚫고 은밀하게 통제하려는 브라크 판사까지 얽히며, 헤다의 삶은 점점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치닫는다.

헤다는 아름답고 당당함이 무기인 인물이다. 화려한 외모와 매력으로 여러 남성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캐릭터다. 이영애는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을까.

그는 "처음엔 머리카락을 좀 붙여볼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곧 외적인 부분에 들일 시간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오히려 예전보다 더 외모관리를 못했다"면서 "연기를 잘 해야한다는 생각에 개인적 약속도 다 취소했다. 연습실 영상을 보고 현타가 왔다. 장난 아니다 싶어서 몇달간 집과 극장만 오가는 생활을 했다"고 고백했다.

공연에는 이영애를 비롯해 김정호, 지현준, 이승주, 백지원, 이정미, 조어진 등이 원캐스트로 출연한다.

그는 "체력에 좋다는 거 먹으면서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게 가장 큰 영양제"라고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누군가 '헤다 가블러' 안에 '금자씨'도 있고 '장금이'도 있고 '구경이'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있을 수 있죠. 다 이영애가 표현하는 거니까요. 그런데 앞으론 헤다의 고뇌와 외로움, 처절함, 무겁지 않게 뒤틀린 모습을 좀 더 담아보고 싶어요."

연극 '헤다 가블러'는 6월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