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새로운 방식으로 클래식을 보여주고 싶다"
배우 이혜영이 13년만에 연극 '헤다 가블러'로 돌아왔다. 시간을 흘렀지만, 이혜영은 여전히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넘사벽 배우"(박정희 연출)다.
![연극 '헤다 가블러' 이혜영 [사진=국립극단 ]](https://image.inews24.com/v1/609f33b3ede2d3.jpg)
19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진행된 연극 '헤다 가블러' 기자간담회에서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 박정희 연출은 "이혜영은 연출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배우다. 어떤 장면과 대사를 삭제하고 연기로 풀어보자 할 때 본인 스스로 독창적으로 풀어낸 장면을 보고 감탄한 적이 있다"라면서 "독보적인 매력이 있는, 넘사벽이다. 지성적인 성숙에서 한번 더 놀랐다"고 전했다.
'헤다 가블러'는 남편의 성인 테스만을 거부하고 아버지의 성이자 자신의 성인 가블러를 붙인 채 살아가는 여주인공 헤다를 앞세워, 남성의 부속품이 아닌 독립적인 여성의 주체를 과감히 천명한 작품.
2012년 헤다로 무대에 올랐던 이혜영이 13년 만에 다시 한번 헤다 역을 연기한다. 이어 홍선우, 고수희, 송인성, 김명기, 김은우, 박은호 등이 출연한다.
헤다 역의 이혜영은 "지나온 세월, 나이듦의 부담이 있었다. 나는 모든 걸 다 맡기고 잘 버티자고 다짐했다. 체력을 신경 썼다"라면서 "함께 하는 배우들이 날 헤다로 믿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연습서부터 긴장하며 연기했고, 동료들에게 헤다라는 신뢰를 주려고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박 연출은 "초반 이혜영을 어려워하며 접근하지 못하던 후배 배우들이 '이혜영이 배우들을 안고 간다' '부드러운 배우'라고 하더라. 그런 평가를 듣고 다시 한번 놀랐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연극 '헤다 가블러'는 8일 개막을 앞두고 급하게 개막을 연기했다. 브라크 역으로 출연 예정이던 윤상화가 쓰러졌기 때문. 이에 따라 '헤다 가블러'는 16일로 개막을 늦췄다. 브라크 역은 국립극단 시즌 배우인 홍선우로 교체됐다.
박 연출은 "홍선우에게 SOS를 쳤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일주일 연습해서 무대에 올라야 하니까 부담감을 갖고 연습을 시작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틀만에 대사를 다 외웠다. 항간에선 아예 처음부터 브라크 역을 맡은 사람같다고 하더라"라면서 "배우들의 집중력과 잠재력에 놀라고 있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대단하다는 걸 또 깨닫는다"고 홍선우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의기양양하게 시작했는데 공연 전날 윤상화의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모두 절망했다"고 말문을 연 이혜영은 "그때 우리는 전부 너무 충격이 컸고 전의를 상실한 패잔병 같았다. 지난 1주일간 고통과 죄의식으로 너무 힘들었다. 공연을 하고 있는 게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난 힘든 시간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그는 "윤상화가 쓰러졌음에도 새로운 배우를 찾아야하는 현실에서 모두 힘들었지만, 우리는 극장을 찾아준 관객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약속을 지켜야 했다. 지난 일주일간 우리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홍선우가 너무 고생이 많았다. 아마 끝나는 날까지 더 힘들고 더 고생할 것이다"라면서도 "우리는 직업 배우가 아닌 창조인들이다. 서로 영감과 영향을 주고 받고 있다"고 끝까지 잘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6월1일까지 명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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