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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고도를 기다리며' 신구x박근형, 80대 노장은 살아있다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가자!" "안돼~" "왜?" "고도를 기다려야지" "아~ 그렇지!"

여든아홉 신구와 여든다섯 박근형이 연극 무대에 함께 올랐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고도를 기다리는 두 사람. 무한 반복되는 행동과 도돌이표 같은 대사가 이어졌다. 두 노배우의 노련한 티키타카에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신구와 박근형 [사진=파크컴퍼니]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신구와 박근형 [사진=파크컴퍼니]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THE FINAL이 지난 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2023년 12월 초연을 시작으로, 2024년 앙코르 공연과 전국 21개 도시 투어까지 이어진 대장정을 장식하는 세 번째이자 마지막 무대다.

지금까지 총 102회 전석 매진, 전 회차 기립박수를 기록한 '고도를 기다리며'는 단 15회 한정 공연임에도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 회차 매진됐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현대 인간 존재의 본질과 허무, 그리고 삶의 의미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부조리극의 대표작이다. 방랑자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실체 없는 인물 고도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내용의 희비극이다.

나무 한그루가 전부인 무대에 블라디미르(디디, 박근형 분)와 에스트라공(고고, 신구 분)이 있다. 남루한 행색의 두 사람은 고도를 기다린다. 하지만 정작 고도가 누구인지, 어디서 오는지, 왜 기다리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이미 오랜 시간동안 고도를 기다려온 두 사람은, 오늘도 여전히 고도를 기다린다. 그 와중에 말다툼도 벌이지만 결국 곁을 지켜주는 건 두 사람이다. "아무말도 말고 그냥 내 옆에 있어줘"라는 고고에게 어깨를 빌려주고 자장가를 불러주고 옷도 덮어주는 디디. 두 사람은 "50년간 지껄여온 사이"다. 이제 두 사람에게 남은 건 "늙어가는 시간뿐"이다. 서로 빗대어 앉은 고고와 디디의 모습은 실제 배우 신구, 박근형의 관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극 말미 소년은 "고도 아저씨가 오늘 저녁엔 못오지만 내일은 꼭 오겠다고 전하랬어요"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끝내 고도는 나타나지 않는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신구와 박근형 [사진=파크컴퍼니]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신구와 박근형 [사진=파크컴퍼니 ]

작품은 명확하지 않기에 더욱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준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자신만의 고도를 찾으라고 숙제를 남겨준다.

오랜 시간 무대를 지켜온 신구와 박근형은 존재 만으로도 작품을 묵직하게 이끈다. 긴 세월을 견디며 살아온, 이미 병들고 지친 두 남자는 서로를 바라보지 않은 채 이야기를 던진다. 하지만 자포자기 할 때마다 위로하고 격려하며 서로의 구원자가 된다. 언뜻 두 사람의 천진난만한 모습도 엿보인다.

공연 종료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박근형은 "나는 이미 고도를 여러 번 만났다"고 고백했다. 신구는 "나에게 고도는 기도"라며 "고도를 기다린 이 인생 자체가 곧 고도였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신구, 박근형 외에 김학철, 조달환, 이시목 출연. 러닝타임 140분(인터미션 20분 포함). 2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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