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리나요, 내 눈물
슬픔의 물이 가슴 한켠에 고이면
그것을 몸 밖으로 배출해야 한다.그러지 않고 계속 가슴 안에 담아두면
그 부위가 헐고 짓무르고 쓰라리고
끝내는 몸 전체가 썩고 만다.
가슴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눈물을 내보낼 순 없다.
눈물을 보이는 순간,
그대가 얼마나 당황할까,
그대가 얼마나 부담스러워할까.
그래서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조금 힘들다고 말을 건네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눈빛을 보내고
잠시 기대어도 좋으냐고 몸을 기울여본다.
그러자 그대가 귀를 막았고,
그대가 외면했고, 그대가 한걸음 물러났다.
아,
좋을 때만 좋은 사이였구나.
그대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은 게
어쩌면 잘한 일이라고, 잘된 일이라고
끄덕이며 가슴을 천천히, 천천히 쓸어내렸다.
손바닥이 흥건하게 젖었다.
혼자 우는 밤이다.

김이율(dioniso1@hanmail.net)
「잘 지내고 있다는 거짓말」, 「가슴이 시키는 일」 등의 베스트셀러를 펴냈으며 현재는 <김이율 작가의 책쓰기 드림스쿨>에서 책을 펴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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