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리미노이드(243회) …제8장 메시아의 눈물 (44)


 

워어트는 표정하나 달라지지 않으며 태연하게 대답했다. 나이튼은 화를 내면 낼수록 손해를 볼 것만 같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작전을 바꾸어 웃으며 응수했다.

“이봐 워어트 대장. 당신은 훌륭한 군인이오. 그러나 정치를 몰라.”

“저는 군인입니다.”

“그럴 테지. 군인이 정치를 아는 것도 온당치 않아. 하지만 들어보게. 내가 죄수를 붙잡아 조사하는 건 모두 각하를 위한 거야. 그 벙어리 처녀 무카이를 내 집에 데려다 놓으라고 한 것과 마찬가지로. 무슨 말인지 알겠나?”

“그게 정치라면 구역질납니다.”

워어트는 또박또박 대답했다. 바이스톤이 헛기침을 하며 워어트의 말을 가로막았다. 경비대장은 포스랜드의 방위를 책임지는 직책이다. 그런 그가 정치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는 것을 그냥 놔둘 수는 없었다. 더욱이 무카이가 거론되는 상황에서는 나이튼을 궁지로 몰아갈 필요는 없었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이 아니던가.

“그만 나가 봐. 나이튼 수석과 얘기할 것이 있네.”

바이스톤이 고삐를 늦추려 워어트를 내몰았다.

“네, 각하.”

워어트는 거수를 붙이고 돌아서 나갔다.

“군인은 융통성이 없죠. 충성스러운 개. 그것뿐이죠.”

나이튼이 워어트가 나간 문 쪽을 한참동안 노려보다가 비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주인을 물거나 배반하지는 않아.”

바이스톤이 나이튼의 웃음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코밑의 수염을 손가락으로 둘둘 말아 당기며 기분 나쁜 표정으로 물었다.

“흠. 샤만리스또 조문하러갔다가 아들을 하나 얻었군. 그렇지?”

“아닙니다 각하. 아들이 아닙니다. 조사할 것이 있어서 그를 붙잡아 온 겁니다.”

나이튼은 바이스톤에게 바짝 다가섰다. 그리고 아미타에 대해, 그가 샤만리스또 후계자로서 매우 신비로운 능력을 가졌다고 설명을 하고 워어트가 함부로 추방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부탁했다.

“디스랜드에 남겨 놓기는 아까운 녀석이었죠. 그래서 몰래 데려온 겁니다. 각하를 위해서.”

“나를 위해?”

“네.”

“그런데 내게 숨겨?”

“그건… 아직 준비가 안되어서….”

“준비가 안되다니 전혀 자네답지 않군.”

“아직 몹시 거칠고 난폭합니다.”

“머리 속에 주사를 한 방 놓으면 그만 아닌가? 그럼 순한 양이 되잖아.”

“그렇죠. 하지만, 그 녀석의 머리 속을 함부로 헝클고 싶지 않았습니다.”

“왜?”

“녀석의 초능력을 무력화시킬 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자칫하면 일반인 보다 못한 존재가 되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럼 내다 버리면 되지.”

“각하, 도공은 점토를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이물질이 섞였다고 하여 귀한 점토를 모두 내치지는 않습니다.”

“점토는 생명을 앗아가지는 않아.”

“도공에게 점토는 생명과 다름없지요.”

바이스톤은 불쾌한 표정으로 말문을 닫았다. 말로써는 도저히 이길 수 있는 나이튼이었다.

“정말로 그리 대단한가?”

“내가 본 것 중에 최고의 이에스피였습니다.”

“내 아들 라돈보다도?”

나이튼은 순간적으로 망설였다. 사실을 말하면 라돈을 무시하는 것이고, 거짓을 말하면 코웃음을 칠 것이기 때문이었다. 라돈의 능력은 샤만리스또에게 전수된 것이었다. 물론 포스랜드에서 라돈은 최고였다. 그렇더라도 아미타에 비하면 종이호랑이였다. 그러나 나이튼은 아리송하게 말을 받아쳤다.

“라돈과 대결할 정도는 됩니다.”

/이대영 중앙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animor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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