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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리미노이드(248회) …제8장 메시아의 눈물 (49)


 

그것이 끝이었다. 한참 동안 그렇게 누워 있다가 아미타가 갑자기 난처한 얼굴로 물었다.

- 그런데 얼마 동안 자야하지?

무카이는 기가 막혔다. 하도 기가 막혀 웃음이 다 터져 나올 지경이었다. 그러나 입술로 웃음을 깨물며 차분하게 그의 옷을 벗겼다. 마치 어린아이를 다루는 것만 같았다.

아미타는 알몸이 되어 무카이를 따랐다. 그녀의 손이 하복부를 지나 그의 성기에 닿자, 자신도 모르게 침이 꿀꺽 넘어갔다. 성기가 자라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피가 역류하듯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 그러자 머리가 아파 왔다. 누군가가 대못으로 쿡쿡 쑤셔대는 것 같았다. 그 고통 때문인지 저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아미타는 한참을 애무하다가 이윽고 자신의 성기 위로 올라앉으려는 무카이를 슬그머니 밀쳐내며 침대 끝에 일어나 앉았다.

- 싫으세요?

아미타는 고개를 저었다. 싫지는 않다는 뜻이었다.

- 이런 거 처음이죠?

아미타는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카이는 예쁘게 미소지으며 손을 뻗어 그의 눈물을 닦아주고는 그의 머리를 감싸안았다.

- 왜 울어요?

- 몰라. 무섭다. 눈물이 난다.

- 두려워하지 말아요. 처음에는 누구나 다 겁이 나죠.

무카이는 다시 천천히 그를 애무하며 침대로 이끌었다. 그러나, 아미타는 눈물만 흘릴 뿐 조금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 그만, 아파, 머리가 아프다.

아미타가 중얼거렸다. 머리를 움켜쥐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 그럼 그냥 누워 계셔요. 내가 알아서 할 게요. 당신은 그냥…

무카이는 아쉬운 기회를 놓칠세라 등뒤에서 그를 껴안고 뺨을 비비며 다시 침대에 눕히려고 애를 썼다. 어떡해서든 이 남자와 잠을 자야한다. 살아야 한다. 그 생각밖에 없었다.

- 그만, 그만 둬!

아미타가 갑자기 눈을 뒤집으며 고함을 쳤다. 그 바람에 무카이가 즉각 떨어졌다. 귀청이 다 떨어져나갈 것 같았다. 아미타는 머리를 움켜쥐고 짐승처럼 우, 우, 신음소리를 냈다.

- 내가 싫은가요?

무카이는 그렇게 마음속으로 말하며 아미타의 반응을 기다렸다. 그러나 아미타는 대답하지 않았다. 무카이의 말을 듣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는 넋을 잃고 어떤 대상을 바라보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무카이가 계속해서 몇 번이나 그에게 말을 붙여 보았지만 되돌아온 것은 심장을 후벼 파내는 그의 신음소리 뿐이었다. 그 신음소리를 듣고 있자니 무카이의 가슴이 무겁고 답답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 난 그저 그를 내 몸 속에 넣으려 했던 것뿐인데…. 무카이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에게 다가가지도 못한 채 그저 안타깝게 아미타를 살폈다.

“아파. 아파. 머리가 아프다. 아프다.”

아미타는 소리쳤다. 엄살이 아니었다. 머리가 빠개질 것만 같았다. 대못으로 찌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도끼로 내려찍는 것만 같았다. 뿐만이 아니었다. 사방이 어두워지면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이상한 형체의 존재가 나타나더니 그를 붙잡고 어둠의 절벽 아래로 사정없이 밀어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아미타는 떨어지지 않으려 침대를 부여잡고 비명을 지르며 발악을 했다. 허공을 향해 미친 듯이 허우적거렸다.

으- 아- 으- 아-

그러다가 다시 머리통을 움켜쥐고 발광을 하기 시작했다. 방안을 헤집고 돌아다니며 바닥이고 벽이고 할 것 없이 아무 데나 머리를 쿵쿵 들이받으며 데굴데굴 굴렀다. 그렇게 입에 거품을 물고 발작을 하다가 실신하듯 쓰러졌다.

아미타가 다시 깨어났을 때, 무카이는 방에 없었다. 그는 방안을 뒤지며 무카이를 찾았다. 굳게 닫힌 방문에 매달려 밖을 향해 무카이를 외쳤다.

/이대영 중앙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animor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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